‘슈퍼 엘니뇨’ 오면 곡물가격 급등? 투자법 알아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4일 17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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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가뭄으로 전국이 타들어가고 있다. 이런 이상기후는 한국 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해수면 온도가 올라가는 ‘엘니뇨 현상’ 때문이다. 이런 이상 기후가 조금 더 지속되면 세계적으로 농산물 가격이 치솟을 수 있다. 발 빠른 투자자들은 농산물 가격의 상승에 대비해 이미 국내외 관련 상품에 주목하고 있다.

● 슈퍼 엘니뇨 오면 국제 곡물가격 급등

엘니뇨현상이 나타난 건 2010년 이후 5년 만이다. 엘니뇨는 남아메리카의 페루 연안에 해당하는 동태평양 적도 부근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섭씨 0.5도 이상 올라간 상태가 수개월 이상 지속하는 현상을 말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엘니뇨 감시구역의 최근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섭씨 1.4도 가량 높은 상태다. 엘니뇨현상은 2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문제는 엘니뇨가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올 여름 북반구에 엘니뇨가 지속될 확률은 90%, 올해 내내 지속될 확률은 80%“라고 예측했다. 해수면 온도가 2도 이상 상승하고 1년 이상 지속되는 ’슈퍼 엘니뇨‘가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미 세계 곳곳에는 기상이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와인 생산지인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다 지난달 폭우가 쏟아져 많은 도시들이 물에 잠겼다. 인도에서는 지난달 폭염으로 2200여 명이 숨졌고 태국과 필리핀에서도 가뭄과 폭염으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상 이변이 심해지면 농산물 생산이 크게 줄어 국제 곡물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태국, 필리핀, 인도 등 동남아시아의 곡물 생산량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쌀 국제가격이 앞으로 40% 이상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미국 씨티그룹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번 엘니뇨로 기초 식량을 비롯한 원자재 수급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 곡물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상품들

기상 이변은 재앙이지만 투자자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발 빠른 글로벌 투자자들은 향후 가격이 오를 농산물 관련 투자상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김동원 SK증권 연구원은 ”기후 변동성 확대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는 농산물 관련 상품이 될 것“이라며 ”농업 관련주를 모아놓은 ETF 역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국제 농산물 지수가 2010년 6월 이후 최저치 수준에 근접해 있다며 ’신한명품분할매수형 상장지수펀드(ETF)랩 3.0(농산물)‘을 8일 내놨다. 이 상품은 국제 농산물 지수가 일정 수준 이하일 때 TIGER 농산물선물 ETF를 분할 매수한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 가운데 농산물 관련 상품은 ’KODEX 콩 선물‘과 ’TIGER 농산물선물‘이 있다. KODEX 콩 선물은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OBT)에 상장된 콩선물의 최근월물로 구성돼 있고, TIGER 농산물선물은 미국 상품선물시장에 상장돼 거래되는 밀, 옥수수, 대두, 설탕 등 4종목을 대상으로 한다.

해외 증시에 상장된 ETF 가운데 ’마켓 벡터스 농기업‘은 농산물의 생산과 유통을 확보하는 글로벌 곡물업체에 투자한다. 국제 곡물가격이 상승하면 글로벌 비료, 종자 회사들이 중소업체들을 인수합병(M&A)해 곡물 매집에 나설 수 있어 기업 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박민우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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