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차 NC, 이유있는 대권 도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6월 24일 05시 45분


NC는 빠른 의사결정 구조, 현장과 프런트의 상호존중을 바탕으로 기존 구단들과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선수의 발 빠른 교체와 용덕한 트레이드가 그 증거다. 23일 마산 KIA전에 처음 선발등판해 5.1이닝 3실점을 기록한 NC의 새 외국인선수 잭 스튜어트.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NC는 빠른 의사결정 구조, 현장과 프런트의 상호존중을 바탕으로 기존 구단들과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선수의 발 빠른 교체와 용덕한 트레이드가 그 증거다. 23일 마산 KIA전에 처음 선발등판해 5.1이닝 3실점을 기록한 NC의 새 외국인선수 잭 스튜어트.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프런트 소리없는 내조, 선두권 비결

현장 요구 최대한 수용하는 프런트
구단주·사장·단장 현장 자율성 보장
찰리 퇴출·용덕한 영입 속전속결 해결


1군 첫 시즌 7위, 2년째에 가을야구 경험. 막내 꼬리표를 뗀 ‘3년차’ NC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NC는 23일 1위 자리를 내줬지만, 처음 1위에 등극한 지난달 27일 이후 3위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삼성, 두산과 함께 ‘3강’을 형성 중이다.

개막 이전만 해도 NC의 선전을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이력을 지닌 ‘다크호스’ 정도로 여겼을 뿐이다. 지난 2년간 적극적인 비시즌 행보를 보인 것과 달리, 이렇다 할 전력보강 없이 조용히 시즌을 준비했기 때문이다.

구단 내부에서도 지난해에 비해 뛰어난 성적을 기대하지 않았다. 대외적으로 표명하지는 않았지만,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내부 목표였다. 매년 가을야구에 초대받는 팀이 돼 ‘강팀의 DNA‘를 갖추자는 생각이었다.

전폭적 지원은 없었지만, NC는 지난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 단단해졌다. 강력한 투타의 조화를 앞세워 돌풍을 일으켰다. 이에 구단도 보조를 맞추기 시작했다.

NC는 현장과 프런트의 궁합이 잘 맞는 팀 중 하나다. 서로를 존중하고, 프런트는 현장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대원칙을 고수한다. 걸핏하면 모기업 윗선에서 지시가 내려오는 구단들과는 다르다.

창단 때부터 그랬다. 이태일 사장과 배석현 단장 모두 여전히 김경문 감독에게 경기 내용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불만족스럽거나 아쉬운 부분이 있어도 그렇다. 야구는 현장에서 하는 것이고, 프런트는 보조자라는 인식이 뿌리내린 결과다.

김택진 구단주 역시 마찬가지다. 구단의 자율성을 보장해주고 있다. 프런트의 의사결정이 빠를 수밖에 없다. 여전히 모기업 윗선까지 재가를 받아야 하는 일부 구단과는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이런 구조는 올 시즌 NC가 예상 밖의 대권 도전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구단도 비시즌 적극적 전력보강을 돕진 못했지만, 이제는 현장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고 있다. 몸값이 100만달러인 외국인투수 찰리 쉬렉을 과감히 퇴출시켰고, kt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포수 용덕한을 영입했다. 모두 현장의 요구에 구단이 과감하게 결단을 내린 사례다.

중도퇴출을 시켜도 몸값을 전부 지불해야 하는 관행 속에서 외국인선수 교체는 쉽지 않은 선택이다. 비용이 두 배로 들기 때문이다. NC는 2013년 그라운드 안팎에서 문제를 일으킨 아담 윌크를 퇴출시킨 바 있다. 그러나 대체선수 영입은 이번이 처음이다. 찰리의 퇴출을 결정하고, 곧바로 새 외국인투수 잭 스튜어트와 계약했다.

또 백업포수가 마땅치 않아 주전포수 김태군이 전 경기에 선발출전하며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김 감독은 두산 사령탑 시절부터 잘 알고 있던 용덕한을 콕 집어 구단에 영입을 요청했다.

이제 NC는 조용히 대권에 도전하고 있다. 빠른 의사결정과 상호존중. 기존 구단과는 차별화된 NC의 대권도전은 더욱 특별할 수밖에 없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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