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베이스볼] 용덕한이 애틋한 조범현 감독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6월 24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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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용덕한 선수-KT 조범현 감독(오른쪽). 사진|NC 다이노스·스포츠동아DB
NC 용덕한 선수-KT 조범현 감독(오른쪽). 사진|NC 다이노스·스포츠동아DB
용덕한, 장성우 영입으로 입지 좁아져
NC로 트레이드…1년 안돼 팀 2번 옮겨
조 감독 “더 많이 뛸 수 있는 기회 되길”


kt 조범현 감독은 낮은 음성으로 말했다. “이제 30대 중반이다. 베테랑 포수가 자신의 능력을 더 많이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랐다.”

5월 2일 장성우(25)가 롯데에서 kt로 트레이드되자, 프로야구 현장은 술렁였다. 그리고 ‘용덕한(34)의 프로 12년 백업’이 화제에 올랐다. 데뷔 12년차에 주전 자리를 차지했지만, 초대형 트레이드로 다시 뒤로 물러서게 된 데 따른 안타까움이었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감독들은 팀 전체를 냉철히 바라볼 수밖에 없다. 때로는 다른 팀에 가면 당장 핵심전력이 될 수 있는 선수를 묶어두기도 하는 곳이 프로야구다. 그러나 kt는 더 큰 그림을 그리며 용덕한을 트레이드로 다시 떠나보냈다.

용덕한은 2004년 신인드래프트 2차 8라운드, 전체 54번으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전통의 포수 왕국 두산에서도 수비능력이 뛰어난 1군 백업 포수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2012년 장성우의 군 입대로 든든한 백업 포수가 필요했던 롯데가 러브 콜을 보내 부산으로 내려가게 됐고, 2015시즌을 앞두고 신생팀 kt가 20인 보호선수 외 특별지명으로 영입했다.

kt 입장에선 총 10억원(특별지명에 따른 이적료)을 투자한 결정이었다. KBO리그 기존 9개 팀 중 SK와 두산 등 몇몇 구단을 제외하면 백업 포수 중에서 용덕한이 가장 앞선다는 객관적 평가의 결과이기도 했다. 특히 포수 부문의 대가 조범현 감독이 사령탑인 팀의 선택이었기에 더 주목을 끌었다.

그러나 kt는 대형 트레이드로 장성우를 품었고, 그에 앞서 공격력이 뛰어난 포수 윤요섭까지 데려왔다. 장기적 시각으로 키우고 있는 유망주 윤도경과 이해창도 있다. 용덕한은 여전히 안정감 있는 수비력이 강점이지만, 1군 엔트리 경쟁에서도 뒤처지는 현실에 직면했다. 또 팀은 1군이 아닌 퓨처스에선 베테랑보다 유망주에게 더 많은 출장 경험을 쌓게 하는 것을 바란다. 결국 21일 NC와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용덕한에게 살 길을 열어준 결정이었다. NC로선 백업 포수도 급했고, 주전 김태군(26)은 아직 병역을 마치지 못했다.

조 감독은 “선수 본인은 1년도 되지 않아 팀을 옮기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장성우 영입 이후 계속 고민했다. (용덕한이) 이제 나이도 있는데, 더 많이 뛸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고민하지 않았다. 부상 없이 오래도록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됐으면 하는 바람뿐”이라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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