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비상착륙’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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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여객기서 “땅콩 더 달라” 승객 난동
시카고 가던 중 북아일랜드에 불시착

대서양을 횡단하던 미국 항공기가 “땅콩을 더 달라”며 난동을 부리는 승객 때문에 북아일랜드에 비상착륙을 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22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주 버클리 출신인 제러마이아 매시스 씨(42)는 20일 이탈리아 로마를 출발해 시카고로 향하던 유나이티드항공 여객기에 탑승했다. 이륙한 지 15분쯤 지나자 매시스 씨는 자리에서 일어나 큰 소리로 “땅콩을 더 달라”고 요구했다. 당시는 좌석벨트 표시등이 꺼지지 않은 상태였다.

땅콩을 받은 뒤에도 소동은 계속됐다. 매시스 씨는 10분 뒤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땅콩을 달라고 외쳤다. 승무원이 “다른 승객들에게 땅콩을 나눠 준 뒤 더 갖다 주겠다”고 하자 그는 “당장 원하는 만큼의 땅콩과 크래커를 달라”며 소리쳤다. 거듭 땅콩을 요구하던 이 남성은 급기야 복도로 나와 발을 구르고 기내 짐칸을 여닫으며 난동을 부렸다.

기장은 매시스 씨 주변에 건장한 남성 승객들을 배치해 상황을 통제했지만 승객들의 불안이 커지자 결국 항공유 5만 L를 버리고 인근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공항에 비상착륙 했다. 가디언은 “착륙으로 인한 손해가 6000만 원에 이른다”며 “승객 282명이 공항 바닥에서 하룻밤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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