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네모꼴 금관총’ 복원해 2016년 공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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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발굴 조사결과 ‘方形 고분’ 확인
지름 46m 대형… 왕릉 가능성 높아
돌무지 구조-목조가구 흔적 발견

국립중앙박물관이 최근 재발굴한 금관총의 평면(위 사진). 돌무지(적석)의 형태가 원형(圓形)이 아니라 모서리가 둥근 방형(方形)임을 알 수 있다. 아래는 일제강점기인 1912년에 촬영한 금관총의 모습.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국립중앙박물관이 최근 재발굴한 금관총의 평면(위 사진). 돌무지(적석)의 형태가 원형(圓形)이 아니라 모서리가 둥근 방형(方形)임을 알 수 있다. 아래는 일제강점기인 1912년에 촬영한 금관총의 모습.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신라 왕릉인 경주 금관총(金冠塚)이 원형 복원돼 내년 상반기쯤 일반에 공개된다. 이로써 금관총은 본래의 네모꼴(방형·方形) 봉분으로 복원되는 첫 신라고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1976년 복원된 천마총도 원래는 방형이었지만 원형(圓形)으로 잘못 복원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23일 문화재청과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최근 마무리된 중앙박물관의 금관총 재발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고분을 원형 복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발굴이 끝난 고분을 그대로 메워 방치하는 것보다 옛 모습대로 복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에 따른 것이다. 문화재청과 중앙박물관, 경주시 관계자들은 최근 두 차례 실무회의를 열고 복원, 공개 방식과 예산확보 방안을 논의했으며 경주시가 국고 보조금을 지원받아 복원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문화재청 고위 관계자는 “서울 종로구 피맛골의 조선시대 유구처럼 유리로 고분 단면을 보여주는 것을 포함해 다양한 전시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금관총의 재발굴에서는 고분의 전체 규모와 형태, 축조 방식 등이 새롭게 밝혀졌다. 특히 목곽을 둘러싼 돌무지(적석)의 평면구조가 모서리를 둥글게 만든 방형이며, 수직 단면은 50도의 경사를 이루는 사다리꼴임이 확인됐다. 고고학계는 금관총 천마총 등 신라시대 돌무지덧널무덤(적석목곽분)이 원형이 아닌 방형 고분인 것으로 보고 있다.

왕릉급 무덤인지를 판가름할 수 있는 전체 규모도 파악됐다. 발굴단이 봉토 끝부분의 곡률을 계산한 끝에 금관총 장축의 길이가 본래 46m에 이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지름이 47m인 천마총과 비슷한 대형 고분이어서 귀족 무덤보다는 왕릉일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이는 금관총에서 출토된 칼에서 ‘이사지왕(이斯智王)’ 명문이 발견된 이후 피장자의 신분을 둘러싼 논란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또 금관총에서 돌무지를 쌓을 때 통나무를 엮어 만든 틀인 ‘목조가구’를 사용한 흔적이 발견돼 눈길을 끈다. 목조가구 안에 돌을 쌓는 축조방식은 황남대총에서도 발견된 바 있다. 이 밖에 시신이 놓이는 목곽 밑에 큰 강돌을 70cm 이상 두껍게 깔았다는 점과 봉분에 성분이 다른 점토를 교대로 쌓아올린 사실도 향후 복원할 때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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