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동행인 정보 안줘서…” 의심환자 관리 또 구멍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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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어디까지]非격리자 잇달아 확진

강동경희대-건대병원 거쳐간 환자
확진前 동네병원 여러곳 돌아다녀
174, 175번 환자 발병경로 불분명
일각 “병원밖 가족간 감염 가능성”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의 추가 환자 발생이 주춤하고 있지만, 환자 경유나 발생 병원에 대한 당국의 조사가 미흡해 추가 감염 우려가 계속 나오고 있다. 당국이 14번 환자와 관련해 대량 감염이 발생한 삼성서울병원에서 조사와 격리 대상을 좁게 잡아 낭패를 보고도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23일 확진된 173번 환자는 5일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실에서 76번 환자와 접촉한 것으로 추정된다. 173번 환자는 병원에서 거동이 불편한 사람을 돌보는 활동보조인이다. 하지만 이 환자는 애초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대상에서 빠졌다. 이에 대해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환자와 동행한 사람은 환자에게 연락해 명단을 파악한다”며 “173번 환자는 동행한 환자가 동행자 정보를 주지 않아 관리 대상에서 빠졌다”고 했다.

경기 구리시 일대에서 추가 감염 우려를 일으킨 170번 환자도 역학조사 대상 밖에서 메르스가 발생한 경우다. 170번 환자도 76번 환자와 건국대병원에서 입원기간이 겹친다.

이런 일이 이어지면서 건국대병원과 강동경희대병원에 대한 당국의 조사가 부실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애초에 건국대병원은 76번 환자와 접촉 가능성이 있는 147명을, 강동경희대병원은 239명을 격리했지만 범위가 좁았다는 것이다.

당국은 173번 환자가 발생한 강동성심병원을 일부 폐쇄하고, 국민안심병원에서도 제외했다. 서울시는 이 병원에서 173번 환자와의 접촉이 의심되는 사람이 75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감염 경로가 불분명하거나 ‘가족 간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도 이어지고 있다.

174번 환자는 삼성서울병원에 4, 8, 9일 내원했지만 감염 경로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삼성서울병원에서 14번 환자와는 내원 시기가 겹치지 않기 때문에, 이 병원 이송요원인 137번 환자와의 접촉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이 또한 입증되진 않았다.

175번 환자는 지난달 25∼27일 경기 평택굿모닝병원에서 14번 환자에게 감염돼 13일 사망한 118번 환자의 남편. 175번 환자가 아내(118번 환자)와 계속 생활했고, 21일부터 열이 났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가족 간 감염 가능성이 높다.

한편 방역당국은 메르스 전파 차단을 위해 전국 공항 14곳의 탑승 수속 과정에서 자가격리자 여부를 확인해 국내선 항공기 탑승을 제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환자#동행인#정보#의심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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