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미군 전술 총망라한 戰場기록 첫 공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최초 운용한 헬기-의무대-군견병…유례없던 혹한기 진지전…
美 軍史파견대 작성 문건 입수



미군은 6·25전쟁에서 처음으로 병력과 환자 수송을 위해 헬기를 활용했고 연대 이하 부대에 의무중대를 고정적으로 편성했다. 군견은 제2차 세계대전에 처음 활용했지만 체계적으로 군견병을 두고 운용한 것도 6·25전쟁이 최초였다.

6·25전쟁 당시 미군이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야전의 전투 사례들을 구체적인 작전 전술과 교리로 발전시켰음을 보여주는 문건이 공개됐다. 미군 전투 교범이 1950년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배경이 6·25전쟁이라는 추론은 있었지만 어떤 기록과 절차를 거쳐 이뤄졌는지를 보여주는 증거 문서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아일보가 23일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로부터 입수한 미 육군의 군사(軍史)파견대(MHD·Military History Detachment) 문건에 따르면 6·25전쟁 당시 미군 부대 운용 등에 대해 MHD가 기록하고 분석한 결과를 보고받은 상급기관은 “해당 사례를 교리로 만들어 교육하거나 바로 관련 부대에 전달하라”고 회신을 보냈다.

100년 만의 추위라던 6·25전쟁 당시 혹한기의 전투 과정을 면밀하게 살펴본 MHD는 소총중대의 방어진지 구축 과정을 기록하고 연구했다. MHD는 “겨울에 탄약이 다 얼어서 발사가 되지 않을 수 있다. 참호 안에 별도의 구멍을 파서 저장하라”고 현장 방문을 바탕으로 한 권고안을 만들었다. 미 육군 작전처는 “차량을 운용하는 모든 장교와 부사관들이 전선에 투입되기 전 이 연구 결과를 참고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각종 전투에서 얻은 유용한 전훈(戰訓) 등을 해당 부대에서만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전군 차원의 교리 등으로 발전시키는 통로 역할을 MHD가 한 것이다.

MHD 문건은 미군이 6·25전쟁을 기록한 문서 중 가장 방대하고 객관적인 1차 사료로 평가받고 있다. 군사편찬연구소는 올해 6·25전쟁 65주년을 맞아 이들이 작성한 ‘6·25전쟁 연구분석 프로젝트’ 문건 총 38편 자료 전량을 확보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