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유엔총회서 정상회담 가능성… 2015년내 서울서 한중일 정상 만날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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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국교정상화 50년]
성사시점 주목… 일각선 낙관 경계

22일 한일 정상의 상대국 수교기념 리셉션 교차 참석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언제쯤 한일 정상회담으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일 외교가에서는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를 주목하고 있다. 8월 15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종전 70주년 특별담화, 9월 3일 중국의 항일 승리 70주년 기념식이 끝나면 동북아를 흔들 만한 변수는 잦아든다. 그 시기가 지나면 정상끼리 만나기에 최적기라는 얘기다.

한국 대통령들은 보통 유엔 총회에 격년으로 참석해 왔고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유엔을 방문했다. 관례로는 불참할 차례지만 올해는 유엔 창설 70주년이라는 각별한 의미가 있어 방문을 검토 중이다. 9월 일본에서는 임기 3년의 자민당 총재 선거가 예정돼 있지만 아베 총리는 무투표 당선이 확실시돼 국내 정치 일정에 구애받을 필요가 없다. 양국 정상이 유엔에 참석한다면 9월 28일부터 시작되는 고위급 기조연설 기간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정상이 유엔에서 회담을 할 경우 11월로 예정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에서 추가로 양자 정상회담을 할 여건도 마련된다.

한중일 3국 정상회의를 지렛대 삼아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21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상과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금년 중 가장 빠른 편리한 시기에 한중일 3국 정상회의가 개최되도록 노력한다”고 합의했다. 한중일 3국이 만나면 한일 정상도 자연스레 만날 수 있다. 중국도 연내 한중일 3국 정상회의 개최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는다.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자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아니라 리커창(李克强) 총리여서 중국 측의 정치적인 부담도 작다.

문제는 3국 정상회의 의장국인 한국으로 중일 정상을 데려와야 한다는 점이다. 자칫 일정이 번잡해질 수 있다. 정부 당국자는 “한국 개최를 끝까지 고집할 뜻은 없다”며 탄력적 대응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아베 총리가 중국의 대일 전승행사에 참석한 뒤 9월 서울에서 한중일 정상회의를 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 행사의 성격상 아베 총리의 중국행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 관계가 22일을 기점으로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것도 지나친 낙관론이라며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견 외교관은 “국익을 위해 한일 정상이 상대국 행사를 축하한 건 좋은 일이지만 이런 귀결이라면 그간 얻은 것도 없이 외교적 자원만 낭비한 게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 도쿄=배극인 특파원
#정상회담#한일#국교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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