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미래’로 한발씩 내딛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양국 정상, 수교50돌 행사 교차참석
‘축사 외교’로 경색 풀 전기 마련… 아베 8월 담화가 화해 최대 관건
“과거사 무거운 짐 화해로 내려놓자”… “앞으로 50년 내다보며 손잡고 가자”

서울-도쿄 ‘50년前 그 병풍’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위쪽 사진)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과 일본 도쿄 셰러턴미야코호텔에서 각각 열린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식에 교차 참석해 밝은 표정으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뒤편에 1965년 한일협정을 체결할 당시 서명식장에 있던 병풍이 펼쳐져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도쿄=로이터 뉴스1
서울-도쿄 ‘50년前 그 병풍’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위쪽 사진)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과 일본 도쿄 셰러턴미야코호텔에서 각각 열린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식에 교차 참석해 밝은 표정으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뒤편에 1965년 한일협정을 체결할 당시 서명식장에 있던 병풍이 펼쳐져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도쿄=로이터 뉴스1
3년간 이어져온 최악의 한일 관계가 해빙기를 맞았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2일 각각 자국에서 열린 상대국 정부 주최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한일 정상이 직접 만난 것은 아니지만 서로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을 희망하는 내용의 축사를 교환해 한일 관계의 새로운 전기(轉機)를 마련한 것이다.

한일 관계는 2012년 8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및 일본 국왕 사죄 촉구 발언과 아베 내각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및 과거사 부정 발언 등이 맞물려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양국 정상이 상대국 행사에 교차 참석한 것은 2005년 1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한일 우정의 해’ 개막식에 참석한 이후 10년 만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일본 정부 주최로 열린 기념행사에서 “국교정상화 50주년인 올해를 한일 양국이 새로운 협력과 공영의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갈 수 있는 전환점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이는 후세에 대한 우리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도 이날 도쿄 셰러턴미야코호텔에서 한국 정부 주최로 열린 기념행사에서 “50년간 우호 발전의 역사를 돌이켜보고 앞으로 50년을 내다보며 함께 손을 잡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자”며 “박 대통령과 힘을 합쳐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이 한일 관계의 ‘새로운 50년’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과거사 문제를 놓고는 여전히 간극이 컸다. 박 대통령은 “가장 큰 장애 요소인 과거사의 무거운 짐을 화해와 상생의 마음으로 내려놓을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양국이 그런 시작을 할 때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 나가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사 문제 해결을 위한 일본 정부의 성의 있는 조치를 거듭 요구한 것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축사에서 과거사와 관련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 대신 “한국과 일본의 협력 강화, 한미일 3국의 협력 강화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전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의 ‘교차 참석’을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최대 관건은 8월 15일 예정된 아베 총리의 종전(終戰) 70주년 특별담화에 어떤 내용이 담기느냐다. 박 대통령은 아베 총리에게 과거사에 대한 사과를 담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제 한일 정상은 한일 관계 개선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 도쿄=장원재 특파원
#한일#수교#미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