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스타가 가르쳐주니 스케이팅 쉽고 재밌네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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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국민, 운동합시다]<1> 행복나눔 태릉 빙상교실

《 국민이 건강해야 나라도 건강하다. ‘7330(일주일에 세 번 이상, 하루 30분 운동)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국민생활체육회는 저소득층과 결손가정, 장애인 아이들에게 스포츠로 꿈을 심어주는 행복나눔스포츠교실과 국민이 연중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스포츠클럽리그를 운영하고 있다. 》

한국 빙상의 ‘살아 있는 전설’ 이규혁(서울시청 코치)이 22일 서울 노원구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초등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이
 코치는 이날 국민생활체육회 ‘행복나눔 스포츠교실’에서 어린이들을 지도하기 위해 스케이트화를 신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한국 빙상의 ‘살아 있는 전설’ 이규혁(서울시청 코치)이 22일 서울 노원구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초등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이 코치는 이날 국민생활체육회 ‘행복나눔 스포츠교실’에서 어린이들을 지도하기 위해 스케이트화를 신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22일 서울 노원구 화랑로 태릉국제스케이트장. 경기 구리(햇빛학교) 및 남양주(제자들꿈터) 지역아동센터 80여 명의 남녀 초등학생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스케이트를 탔다. 아이들 옆에는 ‘빙상스타’ 이규혁 서울시청 코치(37)와 ‘쇼트트랙 스타’ 박승희(23·화성시청)가 있었다.

국민생활체육회(생체회)가 2009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행복나눔 스포츠교실(이하 행복나눔) 빙상교실이었다. 이 코치와 박승희는 1시간 동안 아이들에게 자세를 바로잡아 주면서 함께 스케이트를 탔다. 빙상교실을 마친 뒤에는 아이들에게 사인도 해줬다.

행복나눔은 평소 스포츠를 자주 접할 수 없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스포츠로 꿈을 심어주는 프로그램이다. 시설·지역아동센터, 저소득층, 장애인 아동들이 대상이다. 2009년 8개 종목에서 820명이 혜택을 봤는데 2013년 20개 종목으로 확대돼 올해는 전국 346개 경기장에서 8460명의 어린이가 스포츠를 즐기고 있다. 생체회가 전 국민의 ‘7330화’를 추진하기 위해 야심 차게 준비한 소외계층 특별 목적사업이다. 연간 10∼20회의 기회밖에 주지 못하지만 이를 계기로 계속 스포츠를 즐기고 스포츠로 꿈을 키울 기회를 주기 위한 프로젝트다.

이규혁 코치(왼쪽)가 22일 ‘행복나눔 스포츠교실’에서 지도자로 함께 한 여자 쇼트트랙 스타 박승희(오른쪽)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이규혁 코치(왼쪽)가 22일 ‘행복나눔 스포츠교실’에서 지도자로 함께 한 여자 쇼트트랙 스타 박승희(오른쪽)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빙상은 행복나눔 첫해부터 계속해 온 스포츠다. 한국이 쇼트트랙 강국인 데다 ‘피겨 여왕’ 김연아가 세계무대를 평정하면서 인기가 높아졌다. 올해는 전국 18개 빙상경기장에서 440명의 어린이가 스케이트를 탔다. 한국 스포츠 사상 최초로 올림픽 6회 출전의 위업을 달성한 ‘전설’인 이 코치는 첫해부터 사인회를 시작으로 재능기부에 나섰다. 선수 시절엔 훈련과 대회 출전을 피해 기회 있을 때마다 참여했고 지난해 은퇴한 뒤부터는 계속 참여하고 있다.

이 코치는 “빙상의 인기가 높아진 것 같지만 실제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전국 40개 빙상경기장에서 선수와 일부 동호인들만 스케이트를 즐기고 있다. 스케이트를 접할 기회를 갖지 못한 아이들에게 묘미를 전해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을 위해서라도 이런 프로그램은 국가 차원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코치는 “전 국민이 스케이트를 탈 수는 없지만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스케이트 등 겨울 스포츠를 즐길 기회를 준다면 그들은 자연스럽게 경기장으로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코치는 아버지 어머니 동생까지 스케이트를 탄 빙상 가족 출신이다. 특히 어머니 이인숙 씨(56)는 국민생활체육 전국빙상연합회 회장으로 빙상 보급에 힘을 보탰다. 이 코치는 이런 어머니의 영향으로 빙상 활성화에 적극적이다. 올해부터는 전국빙상연합회 회장에 선출돼 본격적으로 빙상 발전을 위해 뛰고 있다. 이 코치는 빙상의 저변 확대를 위해 스타 선수들의 재능기부가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승희는 “처음 아이들을 가르쳤는데 무척 좋아해 즐거웠다. 앞으로 기회 있을 때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3년째 빙상교실에 참가하고 있는 고성문 군(경기 남양주시 천마초 4학년)은 “이규혁 아저씨랑 처음 스케이트를 탔는데 자상하게 잘 알려줘 쉽게 배울 수 있었다. 처음엔 스케이트가 무서웠는데 타는 방법을 배운 뒤엔 자신감이 생겼다. 이젠 스케이트가 무척 재밌다”고 말했다. 이해철 남양주지역아동센터협의회 회장(48)은 “스포츠에 참여할 기회가 없는 아이들이어서 이 프로그램을 매년 기다린다. 아이들이 스케이트를 타면서 밝아지고 대인관계도 활발해지는 등 교육적 효과도 크다”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스타#스케이팅#행복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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