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 외국 액션영화 ↑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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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성어로 본 상반기 영화계 결산

올 1월부터 이달 21일까지 영화 관객 수는 9002만 명. 지난해 9167만 명보다 165만 명이 적다. 특히 한국영화의 흥행이 부진했다. 한국영화는 매년 관객 점유율이 50%가 넘었으나 올 상반기에는 41%에 그쳤다. 사자성어로 상반기 영화계를 정리해 봤다.  
▼ 외화내빈(外華內貧)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외화는 화려했으나 국내 영화는 부진했다. 상반기 관객 가운데 59%인 5309만 명이 외화를 봤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역대 관객 수 11위 기록인 1049만 명의 관객이 들어 군계일학(群鷄一鶴)이었다. 킹스맨이 612만 명으로 뒤를 이었다. B급 정서에 유머 코드를 듬뿍 담은 킹스맨은 뜻밖에 한국 관객의 호응을 받아 미국 외에는 한국에서 가장 높은 흥행 수익을 올렸다. 한국 영화는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387만 명) ‘스물’(304만 명)을 빼면 300만 명을 넘는 영화가 없었다. 이민호 출연작인 ‘강남 1970’(219만 명), 손현주 주연의 ‘악의 연대기’(218만 명)가 체면치레했을 뿐 하정우 감독 주연의 ‘허삼관’(95만 명), ‘순수의 시대’(46만 명), ‘살인의뢰’(85만 명), ‘간신’(108만 명) 등이 잇달아 흥행에 실패했다.  
‘킹스맨’
‘킹스맨’


죽마고우(竹馬故友)

‘분노의 질주: 더 세븐’(324만 명)은 2001년 1편 이후 이번 7편까지 주인공 빈 디젤과 폴 워커가 늘 함께했다. 하지만 영화 촬영 후 폴 워커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졌다. 영화에서도 막판 두 사람이 헤어지는 장면이 가슴 찡하게 등장한다. 국산 영화론 스무 살인 세 남자 친구의 방황하는 청춘을 그린 ‘스물’(사진)이 호응을 얻었다. 남자들에게는 “나도 저땐 저랬지”라는 공감을, 여성들에게는 “저 나이 때 남자들은 저래?”라는 궁금증을 일으켰다.  
고육지책(苦肉之策) ▼

외화는 히어로와 영웅들의 액션이 대세였다. 그중 70대의 노장 조지 밀러 감독이 그려낸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21일까지 379만 명·사진)는 컴퓨터그래픽 대신 몸을 직접 괴롭히는 고육지책을 썼다. 특히 달리는 차에서 긴 장대에 매달려 다른 차를 공격하는 고육 액션은 최고의 볼거리였다.  
귤화위지(橘化爲枳)

귤이 강을 건너면 맛없는 탱자가 된다. 원작 소설이 큰 인기를 끌고 영화도 전 세계에서 5억 달러의 수입을 올린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사진)는 한국에선 36만 명만 봤다. 줄거리가 막장 드라마에 단련된 한국 아줌마를 설득하기에는 역부족이었고 노출 수위도 약해 성적 판타지를 심어주지 못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한국영화#액션영화#사자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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