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학생들은 ‘스토리’ 만드는 귀재, 韓대학생들은 면접보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2일 16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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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잘 포장하되 과장하지 않아야 합니다. 채용 담당자로서 지원자의 자기소개서는 A4용지 1장 분량이 제일 읽기 좋더군요. 진부한 표현이 아닌, 나만의 키워드가 있으면 더욱 좋겠죠.”

19일 오후 3~5시(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파크애비뉴 무역협회(KITA)건물 4층 회의실에서 청년드림뉴욕캠프(KOTRA·동아일보 공동 운영) 주최로 열린 ‘미국 취업 스킬 업 3차 워크숍’. 미국의 대표적 광고 회사인 ‘영 앤드 루비캠 그룹’의 이준희 글로벌 인재 경영 프로그램 매니저(32·미국명 준 리)는 ‘인사담당자가 제시하는 성공적인 취업 준비’라는 제목의 강의에서 “자기소개서를 쓰기 전에 뚜렷한 목표의식 아래 자기분석이 먼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매니저는 “내가 누구인지, (도형으로 비유하면) 세모인지, 네모인지, 동그라미인지를 정확히 알아야 그 모양이 잘 맞는 회사를 찾을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계 미국인인 그는 지난 10년 간 인사관리 부문에서만 일하면서 ‘한국인 지원자들에게 느끼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너무 많아서’ 청년드림뉴욕캠프에 재능기부를 자원했다.

“한국인 지원자들이 면접 등에서 ‘효과적인 의사소통’(effective communication)에 상대적으로 약합니다. 10을 알고도 7밖에 표현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반면 미국인들은 8만 알지만 그 8을 효과적으로 드러냅니다.”

이 경우 결국 10를 아는 한국인보다 8를 표현해낸 미국인이 채용되는 경우를 많이 겪었다는 설명이다. 이 매니저는 “미국 대학생들은 ‘스토리’ 만들어내는 데 귀재들이다. 스타벅스 커피 매장에서 근무한 경험이 정보기술(IT) 글로벌 기업인 구글 마케팅 부서 취직과 아무런 연관이 없을 것 같지만 ‘매장에서 부당한 요구를 하는 손님을 응대하면서 마케팅 전략의 단초를 발견했다’는 식으로 포장한다”고 소개했다. 한국인 지원자 중에선 자기소개서를 보면 너무 훌륭한데 막상 면접장에선 부들부들 떨기만 하다가 ‘효과적인 자기 홍보’의 기회를 놓치는 안타까운 경우를 많이 봤다고 한다. 이 매니저는 “결국 잠자다가 깨도 술술 자기 스토리가 나올 수 있게 수십 번씩 연습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기소개서에 가장 남용되는 단어 중 하나가 ‘창의적인(creative)’라며 “수많은 지원자가 ‘창의적’이라고 쓰면 그 단어가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자신을 특징적으로 보여주는 새롭고 참신한 단어를 찾아내는 것도 인사담당자들의 눈길을 잡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 매니저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네트워크(SNS)에 나름의 정치적 의견을 밝히는 것은 문제되지 않지만 술에 취해 길거리에 쓰러져 있는 사진 같은 건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인사담당자들이 내 SNS를 언제든 찾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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