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영이너폼, “無봉제 속옷으로 개성공단서 작은 통일 일굽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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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옷 생산업체인 ‘영이너폼’의 무봉제 언더웨어 ‘소프리’.
속옷 생산업체인 ‘영이너폼’의 무봉제 언더웨어 ‘소프리’.
“임금협상 등 정치적인 문제로 개성공단 사업 운영에 차질이 생겨서는 안 됩니다. 남북이 줄다리기를 하는 동안 공단 입주기업들은 속만 타들어가니까요. 개성공단 문제를 경제적인 시각으로 풀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영이너폼(www.younginner.com) 이종덕 대표는 개성공단 제품을 전용으로 판매하는 개성공단상회 부이사장으로 5월 22일 서울 안국동 본점의 오픈을 이끌었다. 개성공단상회에서는 신사 정장과 여성 의류, 청바지, 아웃도어 의류 등 다양한 패션상품들과 영이너폼에서 제조한 무봉제 속옷 브랜드 ‘소프리(SOFREE)’가 판매된다.

개성공단상회 조합사는 개성공단이 국내 기업과의 동반성장 모델로 국민소득 3만 달러로 가는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운영 중이다.

속옷 생산업체인 영이너폼은 광명을 비롯해 개성공단과 캄보디아에 두 개의 공장을 더 운영하고 있다. 세 곳에서 생산한 제품들은 대부분의 국내 언더웨어 기업에 납품된다. 해외에도 월마트, 타깃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에 공급 중이다.

직원들과 함께한 이종덕 대표(가운데).
직원들과 함께한 이종덕 대표(가운데).
이 대표는 2008년 개성공단에 입주했다. 입주 당시 54명이던 직원 수는 현재 남북과 캄보디아를 합쳐 450여 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 대표는 31세에 늦깎이로 BYC에 입사해 상품기획 과장을 지내다가 중소 언더웨어 회사의 총책임자를 거쳤다. 퇴사 후 1999년 ‘영몰드’를 창업하면서 최고경영자(CEO)로 변신했다. 회사 설립 1년 후 독일로 건너가 ‘무(無)봉제’ 접착 기술을 전수받았고, 설비를 구축해 영이너폼으로 법인 전환했다.

영이너폼은 2003년 국내 최초로 무봉제 접착 브래지어를 상용화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팬티와 거들, 남성용 드로어즈 등으로 생산 품목을 늘리면서 무 봉제 제품 내수시장 점유율을 6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무봉제 제품은 봉제 라인이 없기 때문에 착용 시 피팅(Fitting)감이 뛰어나고 움직임이 편안하며 겉으로 속옷 라인이 드러나지 않는 장점이 있다. 미싱을 사용하지 않고 접착 방식으로 생산하는 란제리는 대부분 수작업과 첨단 기술로 제작되기에 주로 유럽과 미국의 유명 브랜드에서만 고가로 판매되고 있다.

개성공단에 위치한 영이너폼 현지 생산법인.
개성공단에 위치한 영이너폼 현지 생산법인.
영이너폼은 현재 패드 등 소재 분야와 제품 분야를 나눠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소재는 미국과 유럽, 대만, 베트남 등에 수출하고 있으며 무봉제 접착 브래지어는 지난해부터 일본 수출을 개시했다. 올해 수출은 전년 대비 29%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소프리’라는 자체 브랜드를 갖고 있는 영이너폼의 경쟁력은 기업 부설 디자인연구소에서 잉태되는 지적 자산에 있다. 10여 개의 특허와 실용신안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년 2개 이상 특허 등록을 목표로 늘 새로운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올해도 이미 3개의 특허 등록을 마쳤고, 이 같은 기술력은 매출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커팅과 동시에 소재를 접합하는 기술인 ‘Fusing’을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년 가까이 유명 언더웨어 브랜드에 납품을 해왔으니 기술력은 자신 있습니다. 기술력을 토대로 작지만 강한 기업이 되는 게 저의 바람입니다. 개성공단에서 상품을 생산해 해외에 수출하는 것이 참 매력적인 작업이에요. 남북이 힘을 합쳐 만든 언더웨어를 한국 국민들에게 입히는 것, 이게 작은 통일의 시작이 아닐까요?”

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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