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블루홀딩스㈜, 110년 장수기업의 DNA로 새로운 서비스기업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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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년 설립 ‘몽고식품㈜’의 3세 경영자, 블루홀딩스㈜ 운영
사무위탁처리 업무를 기본으로 각종 서비스 사업 영역 넓혀

김경태 대표가 소개한 5명(왼쪽부터 성희원 법무사, 탁경철 세무사, 좋은꽃집 정재훈 대표, 김경태 대표, 메트라이프 권수행 설계사, 쉐보레 창원터미널점 강석 지점장)의 지원군으로 김 대표를 조력하며 블루홀딩스 성장에 숨은 공신들이다. 가족같은 분위기를 자랑하는 블루홀딩스(주)의 직원사진(오른쪽 사진).
김경태 대표가 소개한 5명(왼쪽부터 성희원 법무사, 탁경철 세무사, 좋은꽃집 정재훈 대표, 김경태 대표, 메트라이프 권수행 설계사, 쉐보레 창원터미널점 강석 지점장)의 지원군으로 김 대표를 조력하며 블루홀딩스 성장에 숨은 공신들이다. 가족같은 분위기를 자랑하는 블루홀딩스(주)의 직원사진(오른쪽 사진).
굴곡의 현대사를 지닌 우리나라에서 장수기업을 만나기는 매우 어렵다. 근대적 기업의 역사 자체가 길지 않은 데다, 전쟁을 겪고 격렬한 사회적 변화의 시기들을 여러 차례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외국의 대를 잇는 작고 탄탄한 장수기업을 알게 되면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국내 장수기업은 손에 꼽을 만큼 적다. 100년 이상 된 기업은 7개에 불과하고 창업 반세기를 넘긴 기업도 전체의 2%에 불과하다. 많이 생기지만 쉽게 사라지고, 가업 승계도 활발하지 않다. 창업보다 수성(守成)이 어렵다고 하는 이유다.

올해로 창립 110주년. ‘간장’ 한 분야에서 일가(一家)를 이루며 강산이 11번이나 바뀌는 장구한 세월을 관통해온 진정한 장수기업이 있다.

‘마산명산 몽고간장’으로 유명한 몽고식품㈜이다. 30년만 버텨도 장수기업이라는 타이틀이 주어지는 국내 기업 환경에서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경제위기를 이겨내며 아직도 건재함을 과시하는 이 기업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몽고식품의 3가지 성공 DNA는 혁신과 신뢰, 그리고 청렴이다. 혁신을 통해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항상 진화하고 신뢰로 협력업체와 동반성장하며, 윤리경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수행한다. 간장 병과 마개, 상표 박스, 원료까지 40∼50여 곳의 협력업체 가운데 20년 이상 거래한 곳이 절반을 넘을 정도로 신뢰와 동반성장을 중요하게 여겨왔다. 이를 통한 경제적 기여(매출·고용·납세), 지속 가능성(혁신 역량·재무 건전성), 사회적 책임 실천 등은 가족기업으로 계승되고 있다.

한 지붕 세 가족 ‘한솥밥 경영’ 빛나

경남 창원시 팔용로에 있는 몽고식품 공장. 중화학 공장이 빼곡한 창원국가산업단지 내 몽고식품 공장 안으로 들어서면 메주가 발효되는 구수한 냄새가 진동한다. 한국 장류 업계의 살아있는 역사, 110년 숙성된 ‘간장 외길’의 본산이 바로 몽고식품이다. 몽고식품㈜은 ‘음식은 장맛이고 장맛은 전통’이라는 슬로건 아래 발전을 거듭해 왔다.

최초 1905년 마산 자산동에 설립된 몽고식품㈜은 3대에 걸쳐 가업을 잇고 있다. 초대 고(故) 김홍구 회장의 장남인 김만식 회장은 1971년부터 회사를 운영하고 있고, 김 회장의 장남인 김현승 대표가 대를 이어 간장사업을 펼치고 있다. 김현승 대표는 1992년 입사해 밑바닥부터 경험을 쌓고 우리 역사와 함께해온 몽고간장의 ‘정통성’을 이어나가고 있다. 차남 김현진 부사장은 연구개발(R&D)과 대외협력 업무를 담당하며 동시에 소스전문 제조회사인 ‘성심마스타푸드’의 최고경영자(CEO)로 활약 중이다. 막내 김경태 씨는 플라스틱 식품용기 회사를 설립해 모회사에 용기를 납품하는 등 가족들이 기업의 주요 분야를 맡아 경영하고 있다.

그중 막내인 경태 씨는 사무위탁처리 업무를 중심으로 수행하는 ‘블루홀딩스㈜’와 친환경 식품 포장용기를 생산하는 ‘블루플라스’ 그리고 식품 생산업체인 ‘블루바이텍’을 설립해 독자적인 길을 걷고 있다. 삼형제는 선대가 이뤄놓은 사업을 그대로 물려받아 후광을 누리기보다는 현 시대에 걸맞은 경영 방식으로 새로운 성장 엔진을 가동하고 있다.

막내 김경태 블루홀딩스㈜ 대표 “무한 경영 이룰 것”


최근에는 막내인 블루홀딩스㈜ 김경태 대표의 활약이 유독 두드러진다. 앞서 쌓았던 단단한 토양 위에 젊은 에너지로 역동적인 컬러를 입혀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경남 창원에 위치한 블루홀딩스㈜ 본사. 김 대표는 깔끔하게 정돈된 사무실에서 얼굴에 밝은 미소를 머금고 방문객을 맞는다. 이제 불혹(不惑)의 그는 구수한 경상도 말씨로 다정다감하게 인터뷰를 이어갔다.

뉴욕공과대(NYIT)에서 경영정보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10년간 몽고식품㈜에서 실무부터 회계까지 혹독한 경영수업을 받았다. 110년을 이어온 ‘간장 가문’의 셋째로 태어난 김 대표는 어릴 적부터 수많은 시련과 고난을 겪어온 몽고식품㈜의 성장사(史)를 두루 경험하면서 위기와 기회를 탐색하고 대응하는 법을 배웠다.

김 대표는 2008년 경남 창녕군에 플라스틱 식품용기를 제작하는 블루플라스를 설립하면서 경영 일선에 나섰다. 몽고식품㈜에 중대형 식품용기를 납품하는 이 회사는 인몰드라벨(In-Mold Label) 방식으로 대표되는 자동화된 생산설비가 기술적인 강점이다. 이 방식은 수작업에 의한 스티커 부착이 아닌 자동화된 사출공정에서 라벨 작업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생산성과 자원순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올 초에는 ‘최상의 서비스로 삶의 가치를 높이자’라는 슬로건 아래 사무위탁 전문업체인 블루홀딩스㈜를 설립했다. A부터 Z까지 기업 고객이 필요로 하는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앞으로 부동산 매매, 개발 등으로 사업 외연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3D 입체관찰’을 경영철학으로

김 대표가 이처럼 다양한 사업을 키워나가는 원동력과 비결에는 남다른 전략이 존재한다. ‘3D 입체관찰’이 바로 그것이다. 그는 사업을 구상하거나 삶의 난제(難題)들을 접할 때면 늘 다양한 각도에서 입체적으로 문제를 바라보는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그는 불확실한 미래를 기회로 만들고 사회병리현상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 생활습관에도 ‘3D 입체관찰’을 적용시키며 지혜로운 답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는 모두의 삶과 영속적인 발전에 기여하도록 ‘햇살 경영’과 ‘물 경영’을 펼치고 있다. 햇살경영과 물 경영은 나눔에 기반을 두고 있다.

“위에 물이 차면 넘쳐서 아래로 흘러내리듯, 기업의 이익이 많아지면 투자와 소비를 늘려 경제성장률도 높아지고 저소득층에도 돈이 흘러들어 모두가 잘사는 낙수 효과가 생깁니다. 이렇듯 무한 경영과 무한 사랑, 그리고 무한 번창을 통해 상생과 화합을 넘어 사회의 행복에 기여하는 기업을 만들고 싶습니다.”

‘도전과 끈기’라는 무형의 자산을 물려받은 김 대표의 경영 목표는 ‘대한민국의 행복’이다. “우리나라가 행복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정부를 비롯해 개인과 기업 모두 지금의 삶의 방식에 변화가 필요한데 블루홀딩스㈜는 그 변화의 밀알이 되고자 지금 있는 지역과 함께하는 직원들, 그리고 주변의 어두운 곳을 밝히는 일에 힘쓰고 있습니다. 기업의 목적은 이익 추구만이 아니니까요.”

현재 김 대표와 한마음 한뜻으로 비전을 공유하며 근무하는 총 50여 명의 ‘블루’ 가족들은 취약계층 지원 사업, 창녕군 인재양성 장학재단 지원 등 나눔에 동참하고 있다.

김 대표는 “독특한 경영 방식으로 인해 ‘기업이 이익은 고려 안 하고 너무 큰 꿈만 꾸는 것이 아니냐’는 주변의 우려 섞인 걱정을 들을 때가 종종 있지만 애정과 관심으로 겸허히 받아들이고 그 뜻에 보답하고자 업무에 더욱 매진할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동고동락한 모든 임직원을 비롯해 늘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주는 든든한 5명의 지원군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앞으로 더 나은 미래와 행복한 기업을 만드는 데 있어 현재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 대표는 “가업으로 3대째 내려온 몽고식품㈜을 형님들과 함께 발전시켜 세계적인 명품 장수기업으로 만들고 싶은 바람이다”며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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