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보성군 “주민 140명 22일부터 격리 해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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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113번 확진자 완치 퇴원… 농산물 판촉 등 경기회복 캠페인

“주민, 공무원, 자원봉사자 등 모두의 단합정신이 투철해 메르스를 이길 수 있었습니다.”

22일 0시를 기해 메르스 집단 자가 격리가 해제된 전남 보성의 한 마을 이장 최모 씨(73·여)는 이같이 밝혔다. 마을 17가구 주민 30명 출입 통제를 위해 설치된 초소도 철거됐다. 이 마을은 메르스 113번 확진자(64)가 생활해 10여 일 동안 주민들이 모두 격리됐다. 113번 확진자는 메르스가 완치돼 퇴원했다. 최 씨는 “마을 출입통제가 이뤄진 직후 이틀 동안은 잠을 자지 못했다”며 “자원봉사단체가 보낸 우유 쌀 수박 등 각종 생필품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보성군은 22일 이 마을 주민 외에도 군내 자가 격리 대상자 중 140명이 자가 격리에서 해제된다고 밝혔다. 보성군은 격리자들을 대상으로 건강·심리상담을 하기로 했다.

메르스 사태가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주민들은 지역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보성에 사는 김모 씨(71)는 1t 트럭에 마늘을 싣고 전남 고흥·장흥 등 인근 재래시장에 가서 팔았으나 시장 상인들이 접촉을 꺼리면서 결국 장사를 접어야 했다. 보성에서 한정식 집을 운영하는 문모 씨(48)는 “가게 내부수리 공사를 하고 있다”며 “음식점 대부분이 한산하다”고 말했다. 관광객이 북적이던 보성지역 바닷가도 썰렁하다. 보성군 회천면에 위치한 한 콘도는 최근 객실 예약의 70%가 취소됐다. 상인들은 여름 휴가철까지 메르스 여파가 이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보성군은 지역 농산물 판촉 활동 등을 통해 지역 경기 회복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집단 격리가 해제된 전북 순창도 지역 경제가 활기를 잃고 있다. 순창군 강천산 군립공원사무소는 이달 4일부터 18일까지 강천산을 찾은 관광객이 1만3166명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5만4180명에 비하면 4분의 1도 채 안 된다. 자연스레 음식점 매출 감소도 심각하다. 순창군 관계자는 “주민 212명이 모두 격리에서 해제돼 격리대상자가 없다”며 “메르스를 이겨낸 청정 순창을 많이 찾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보성군#격리 해제#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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