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화석연료 사용 줄여 지구파괴 막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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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환경회칙 ‘찬미 받으소서’ 발표 “기후변화가 전쟁-분쟁 촉발시켜”

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이 18일 “기후변화가 전쟁이나 분쟁을 촉발할 수 있다”며 지구가 파괴되지 않도록 화석 연료 이용을 과감하게 줄일 것을 촉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181쪽 분량의 새 회칙 ‘찬미를 받으소서(Laudato Si)’에서 이같이 밝혔다. 회칙은 모두 6장 246항에 걸쳐 오늘날 지구와 인간이 겪고 있는 환경 문제를 성찰하고 회개와 행동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교황은 지구가 겪고 있는 고통을 우리 자신의 고통으로 인식하면서 △지구 온난화 △식수 오염 △생물다양성 감소 △삶의 질 저하 △세계적인 불평등 △문제 해결을 위한 지도력 부족 등을 두루 언급하고 있다. 교황은 회칙에서 “대부분의 지구 온난화는 인간의 활동 때문에 발생했다”며 “온난화를 막고 지구를 구하기 위한 행동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회칙은 환경 문제를 다룬 가톨릭교회의 첫 번째 교황 회칙이라는 점에서 발표 전부터 전 세계 정치·경제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교황은 정치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고 비판한 것을 비롯해 에너지 업계, 달라이라마까지 논쟁에 가세했다.

교황은 “교회가 과학적 문제를 해결하거나 정치를 대신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환경 문제는 인간 사회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으므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인간이 초래한 생태 위기의 근원으로 기술만능주의와 인간중심주의를 비판하면서 올바른 발전을 위한 다양한 대화와 생태 교육을 촉구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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