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의 품격’ 보여준 조소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6월 19일 05시 45분


‘8강도 가자!’ 여자축구대표팀 주장 조소현(왼쪽)이 18일(한국시간) 오타와 랜즈다운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2015캐나다여자월드컵 조별리그 E조 3차전 후반 8분 헤딩으로 동점골을 성공시킨 뒤 권하늘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한국이 2-1로 승리해 16강행 티켓을 따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8강도 가자!’ 여자축구대표팀 주장 조소현(왼쪽)이 18일(한국시간) 오타와 랜즈다운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2015캐나다여자월드컵 조별리그 E조 3차전 후반 8분 헤딩으로 동점골을 성공시킨 뒤 권하늘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한국이 2-1로 승리해 16강행 티켓을 따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 극적 동점골 ‘여자 박지성’ 조소현

수비형 미드필더로 엄청난 활동량 자랑
경고 부담에도 스페인 공격 효과적 봉쇄
후배들 이끌며 분위기메이커 역할까지

여자축구대표팀 주장 조소현(27·현대제철)이 ‘캡틴’의 품격을 보여줬다.

조소현은 18일(한국시간) 오타와 랜즈다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캐나다여자월드컵 조별리그 E조 스페인과의 3차전에서 한국의 2-1 역전승에 중요한 디딤돌을 놓았다. 조소현은 0-1로 뒤진 후반 8분 강유미(24·화천KSPO)의 크로스를 받아 헤딩슛으로 동점골을 터트렸다. 조소현의 A매치 통산 10번째 골이었다. 전반에 고전하며 끌려가던 한국은 조소현의 골을 발판 삼아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고, 역전승을 거둬 1승1무1패, 조 2위로 16강전에 오를 수 있었다.


조소현은 ‘산소탱크’로 불린 한국남자축구대표팀의 레전드 박지성(34·은퇴)처럼 엄청난 활동량을 자랑하며 대표팀의 허리를 책임지고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고 있는 조소현은 10일 조별리그 첫 경기 브라질전에서 경험이 없는 후배들보다 한 발 더 뛰며 상대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애썼다. 2골을 허용하며 패했지만 브라질전에서 조소현의 수비력은 빛났다.

14일 코스타리카와의 2차전에서 옐로카드 한 장을 받은 조소현은 스페인전에서 경고를 하나 더 받으면 16강전에 진출하더라도 출전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조소현은 스페인 공격수들을 효과적으로 봉쇄하면서도 경고를 받지 않고 경기를 끝내는 영리함을 보였다. 조소현은 공격에도 적극 가담해 적지않은 공격 포인트도 기록해왔다. 스페인전에선 헤딩으로 골 맛을 봤지만, 그녀의 장기는 강력한 중거리 슛이다. 여자대표선수들 가운데 손에 꼽힐 정도의 강력한 슛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라운드 밖에서 캡틴의 역할도 충실히 수행했다. 조소현은 지난해부터 주장 완장을 차고 있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는 팀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나가는 데 많은 신경을 썼다. ‘딱딱하면 여자팀 같지 않다’고 생각한 조소현은 어린 선수들이 대거 합류한 대표팀의 분위기를 최대한 밝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월드컵 준비 단계에서 강도 높은 체력훈련을 실시할 때는 후배들이 가능한 편하게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애썼다. 자유로움 속에서 질서를 지키는 방향으로 팀을 이끌었다. 그 덕분인지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면서도 여자대표팀에선 항상 웃음이 끊이질 않았고, 모두가 하나로 뭉쳤다.

조소현은 만만치 않은 완장의 무게를 특유의 쾌활한 성격으로 이겨냈다. 스페인전 직후 동료들과 함께 16강의 기쁨을 만끽한 조소현은 8강전 진출이라는 또 하나의 새로운 이정표를 향해 뛸 준비를 하고 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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