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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융시장 활약 한국기업, 해외부패방지법 대비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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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융시장 활약 한국기업, 해외부패방지법 대비 미흡”

신나리 기자 입력 2015-06-18 03:00수정 2015-06-18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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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방검찰출신 변호사3人인터뷰
한국을 찾은 미국 해외부패방지법(FCPA)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들은 준법 감시프로그램을 운용해 FCPA에 선제적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왼쪽부터 글로벌 로펌 ‘로프스 앤드 그레이’의 라이언 롤프센, 콜린 콘리, 패트릭 싱클레어 변호사.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국제 금융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 기업도 미국 해외부패방지법(FCPA) 처벌 위험군에 오를 수 있습니다.”

미국의 부패 감시 관할권을 해외로 확대해 전 세계 ‘준법 리스크(부담)’를 높인 FCPA. 국내 기업도 이제 처벌 대상의 예외가 아니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FCPA 전문가들이 한국을 찾았다. 국내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한 ‘기업의 해외 사업과 관련한 반부패 위험 및 대응 방안’ 세미나 참석차 방한한 글로벌 로펌 ‘로프스 앤드 그레이’의 라이언 롤프센(41), 콜린 콘리(53·여), 패트릭 싱클레어 변호사(40)를 16일 서울 강남구 로프스 앤드 그레이 서울사무소에서 만났다.

세 사람 모두 미국 연방 검찰 출신으로 FCPA 집행과 기업 범죄의 다양한 실무를 경험했다. 이들은 “한국 기업이 미국 예탁증권(ADR)을 발행했거나 국제 금융시장을 광범위하게 이용하고 있어 (FCPA 위반에) 구조적으로 취약하다”고 입을 모았다. 롤프센 변호사는 “중국, 중동, 중남미 등 개발도상국에서 관료들과 밀접하게 기업 활동을 펼치는 중소기업이 위험에 노출되기 십상”이라고 지적했다.

1977년 외국 공무원에게 뇌물을 건네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기 위해 제정된 FCPA는 최근 몇 년 새 이 법의 집행 주체인 미국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상당수 다국적 기업에 거액의 벌금을 물리면서 주목을 받았다. 미국 법이지만 외국 기업도 처벌할 수 있는 광범위한 관할권을 설정했기 때문이다. 2009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FCPA로 50명 이상이 처벌됐고 기업 50여 곳에서 30억 달러의 불법자산이 환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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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FCPA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광범위한 관할권 때문이다. 외국 공무원에게 직간접적으로 뇌물을 제공하는 행위뿐 아니라 뇌물 제공 과정에서 미국 통신망, 은행 전산망을 이용한 것만으로도 FCPA 규정 위반에 해당될 수 있다. 외국 공무원의 범위도 넓어 외국 행정부의 대행기관이나 중개업체까지 포함되며 외국 기업 임직원이 다른 나라에서 뇌물을 줘도 FCPA에 저촉될 수 있다.

기업 활동 위축에 대한 반발은 없을까. 싱클레어 변호사는 “대부분의 기업이 대가성 있는 뇌물 수수는 안 된다는 기본적인 원칙에 동의하고 있다”며 “윤리 기반에 맞춰 적절하게 기업 활동을 한다면 복잡한 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콘리 변호사는 “전형적인 FCPA 위반 사례는 제3자에 의한 뇌물 수수”라며 “미국 연방 검찰 수사 사건 중 50% 이상이 대리인을 통한 뇌물 수수 건”이라고 설명했다. 싱클레어 변호사는 “제3자나 대리인을 통해 성의 표시로 선물을 전달하는 말레이시아, ‘관시’를 중시하는 중국 등 특유의 문화와 국영·공영 기업이 많다는 점에서 아시아는 FCPA 아래에 놓일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FCPA를 위반하더라도 아직 처벌 수위는 높지 않다. 이에 대해 콘리 변호사는 “위반할 때마다 기업들을 기소하게 된다면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에 부차적인 결과가 재앙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말했다. 세 변호사는 “어느 국가에서 영업 활동을 하고 있는지, 현지 공기업 공무원들과 연계해서 어떻게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지 등 위험 요소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며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준법 감시 프로그램을 운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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