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상의 ‘재능나눔 사업’ 산학협력 모범사례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8일 03시 00분


코멘트

대학은 현장체험 기회 얻고 기업은 브랜드 경쟁력 높여
수익금은 이웃돕기 성금 기탁… 나눔문화 확산에도 크게 기여

17일 계명대 산업디자인전공 학생들이 동아리방에서 기업이 요청한 제품 설계와 관련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들은 올 하반기 문구용품 전문기업의 디자인 개발에 나선다. 계명대 제공
17일 계명대 산업디자인전공 학생들이 동아리방에서 기업이 요청한 제품 설계와 관련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들은 올 하반기 문구용품 전문기업의 디자인 개발에 나선다. 계명대 제공
“우리가 디자인한 제품이 기업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꿈만 같습니다.”

계명대 산업디자인전공 3학년 박지현 씨(21·여)는 최근 동급생과 함께 중소기업을 돕는 대구상공회의소의 재능나눔 사업에 참여했다. 그는 17일 “내 실력이 어떤 수준인지 가늠해보는 기회였다. 경험을 살리면 취업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박 씨 등 5명은 올해 4월 대구 북구에 있는 ㈜동성산업을 찾았다. 출입문 자동잠금장치를 생산하는 이 기업은 신제품을 개발하는 중이었다. 연구팀에 들어간 학생들은 두 달여 동안 수시로 실무자와 만나고 경쟁사의 디자인을 분석하며 고민했다.

그 결과 생활에 편리한 설계와 개성 있는 디자인을 만들어 냈다. 제조와 설치 공정이 간편해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정경환 동성산업 영업지원본부장은 “최근 대기업에 연간 3만 개 이상을 납품하는 계약을 하는 등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했다. 학생들이 실용성과 편리성을 갖춘 제품을 개발해 놀랐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계명대 학생과 동성산업 직원은 제품 개발에 따른 수익금 300만 원을 10일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냈다. 김윤희 계명대 산업디자인학부 교수는 “하반기에는 문구 용품을 만드는 중소기업의 제품 개발을 도울 계획”이라며 “학생들이 교과 과정에서 익힌 디자인 지식을 지역 사회와 나눌 수 있다는 생각에 적극적이어서 실무 교육 효과도 높다”고 말했다.

대구상공회의소의 재능 나눔 사업이 산학 협력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대학은 현장 체험 기회를, 기업은 브랜드 경쟁력 성과를 얻고 있다. 사업의 이익과 지식재산은 사회 공헌이나 중소기업 지원에 쓰는 등 나눔 문화 확산에도 기여한다.

올해 3년째를 맞은 이 사업은 특허와 디자인 상표권 등의 지식재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창업자와 사회적기업,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시작했다. 신생 기업의 자립과 시장 개척에 도움을 주고 있다. 2013년 대구여성회 일자리사업단이 설립한 ‘자작나눔’이 대표적 사례다. 친환경 화장품과 세정제 등을 생산하는 이 업체는 디자인 전문 기업의 도움을 받아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는 효과를 얻고 있다. 전문 판매장도 열면서 수익이 증가했다.

올 4월부터는 대학과 기업을 연계한 사업도 처음 시작했다. 경북대 계명대 대구대 영남대 등 4개 대학이 협약을 맺고 참여하고 있다. 연말까지 한방미인화장품과 자작나무, 농업회사 브랜드 개발, 제품 및 포장 디자인 등을 돕는다. 김종흥 대구상공회의소 지식재산센터장은 “재능 나눔 사업이 대학의 실무형 인재 양성에 도움이 되고 청년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도록 접목 분야와 참여 기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상공회의소는 참여 기업과 재능기부 신청을 12월까지 받고 있다. 대구에 사업장이 있는 중소기업과 사회적기업 예비 창업자 등이면 신청이 가능하다. 디자이너 등 개인과 관련 대학 및 단체의 재능 기부도 받는다. 자세한 내용과 신청은 홈페이지(ripc.org/daegu)를 참조하면 된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