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권 NC ‘딜레마 사전차단’…꼴찌 kt는 신중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6월 18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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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NC 찰리-kt 어윈(오른쪽). 스포츠동아DB
전 NC 찰리-kt 어윈(오른쪽). 스포츠동아DB
■ NC의 찰리 교체와 kt의 어윈 잔류

NC, 구위 저하 찰리 팀에 악영향 진단
어윈 1승6패·방어율 8.00 불구 생존
kt, 내년 확실한 대안카드에 더 집중


현장과 프런트의 원활한 소통 여부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부분은 외국인선수 교체다. 세심한 준비와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고, 책임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과 함께 롯데의 2008∼2010시즌 중흥을 이끌었던 이상구 전 단장은 “외국인선수를 현장이 먼저 교체하고 싶으면 한국 감독들은 직접적으로 말하거나 ‘사인’을 주는데, 로이스터 감독은 미국식대로 프런트가 먼저 결정해주길 바랐다”고 회고한 적이 있다.

올 시즌 NC는 지난해보다 더 좋은 성적을 올리며 선두권을 질주하고 있다. 그러나 창단 에이스라고 부를 만한 찰리 쉬렉을 5일 전격적으로 방출했다. 찰리의 구위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지만 NC는 1∼2위를 달렸고, 지난 2년을 생각하면 에이스의 회복을 좀더 기다려줄 수도 있었다. 반대로 확실히 선두권을 지키기 위해선 더 이상 불펜을 갉아먹는 찰리를 빨리 교체해야 했다. 큰 딜레마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NC의 결단은 빨랐다.

시간을 좀더 앞으로 거슬러 올라가 5월 13일로 돌리면 한 가지 힌트가 숨어있다. 잠실 LG전에서 NC 김경문 감독은 선발등판해 5명의 타자를 상대한 찰리를 교체해버렸다. 홈런 포함 4안타를 허용했지만, 아직 1회인 데다가 에이스였지만 가차 없었다. 프런트에게 전하는 이보다 확실한 메시지는 없었다.

kt는 11경기에서 1승6패, 방어율 8.00을 기록하고 있는 필 어윈을 6월 중순이 되도록 떠나보내지 않고 있다. kt 조범현 감독은 6월 들어 “이제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젊은 투수들의 어깨를 보호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이닝이라도 버텨줬으면 한다”, “(어윈의) 중간투수로의 보직 이동은 없다. 지금 완성돼가고 있는 불펜 시스템에 악영향만 있다”, “팀 분위기에 오히려 해가 되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는 말로 어윈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왔다. 결국 13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조 감독은 교체 여부에 대해 “구단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했다”고 짧게 밝혔다.

kt 내부에선 ‘올해 한국에서 적응을 마치고 내년 활약해줄 수 있는 외국인투수 후보를 보고 있다’, ‘더 확실한 카드를 고민하고 있어 늦어지고 있다’는 말들이 들린다. 감독의 메시지는 전달됐다. 이제 남은 것은 프런트의 결단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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