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 “한국 메르스 사태는 ‘불운’과 ‘미흡한 대응’ 결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7일 11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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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네이처’는 16일자 온라인 기사에서 한국 메르스 사태는 ‘불운(unlucky)’과 ‘미흡한 대응’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국내에서 정부와 의료계의 메르스 대응이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지만 여러 가지가 얽힌 복합적인 결과라는 것이다.

네이처는 그 근거로 한국의 첫 감염자와 2013년 프랑스의 사례를 비교했다. 한국의 경우 첫 번째 감염자가 증상을 나타낸 5월 11일부터 확진 및 격리가 이루어진 20일까지 9일 동안 네 군데의 병원을 돌아다니면서 바이러스를 전파했다. 그 결과 감염자 수가 늘어나면서 여러 명의 슈퍼 전파자가 생겼다. 반면 프랑스의 경우 아랍에미레이트(UAE)를 방문하고 돌아온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기까지 14일이 소요됐지만 다행히 한 군데 병원에 입원해 있었기 때문에 병원 내에서 한 명만 감염시킨 것으로 상황이 종료됐다.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한국의 경우 운이 없었던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의 부실대응 지적에 대해서는 초기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었지만 감염 위험군 추적과 검사는 철저하게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네이처는 김 교수의 말을 인용해 “초기에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병원을 숨기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을 고조시켰다”고 지적했다. 반면 크리스티안 드로스텐 독일 본대학 메디컬센터 바이러스연구소장은 “한국 정부의 감염 위험군 추적과 검사는 철저하게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한편 네이처는 한국 메르스 확산이 감소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보도했다. 첫 번째 확진 환자 발생 이후 날짜별 확진자수 변화 추이를 비교하면서 소강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10개 병원 중 7곳에서 잠복기가 지난 현재 더 이상 환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완전히 정리되기까지는 몇 주간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교수는 “삼성서울병원에서 추가 전파자가 나오지 않는 것이 메르스 확산 지속 여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준 동아사이언스기자 jxabb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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