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치솟는 ‘99.9% 항균 물티슈’ 메르스에도 효과 있을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7일 11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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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메르스 확산으로 개인위생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1분 안에 박테리아(세균)를 99.9% 없애준다는 물티슈의 매출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물티슈를 제조하는 회사 측은 “속소독제를 사용해 물티슈를 제작했다고 보면 된다”며 “약사법에서 정하는 손소독제의 기준에 따라 제작했고 성능시험도 완료했다”고 말했다. 회사는 해당 물티슈가 박테리아 중에서도 황색포도상구균, 대장균, 살모넬라균, 폐렴균을 제거한다고 인증을 받았다고 광고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물티슈가 메르스 바이러스를 제거하는데도 효과가 있을까.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는 생물학적 특성이 다르다. 박테리아는 단일세포로 이뤄져 있는 생물로 그 크기가 1~5마이크로미터(㎛·1㎛는 100만 분의 1m) 수준으로 바이러스보다는 100배 이상 크다. 또 박테리아의 경우 살아있는 생명체이고, 바이러스는 숙주가 없으면 살 수 없다는 차이도 있다.

천종식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박테리아별, 바이러스별로 생존 환경이 모두 다르다”면서 “물티슈가 개인위생에 도움은 되겠지만 메르스 바이러스를 없애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즉 제품이 메르스 바이러스를 죽이는데 확실한 효과가 있으려면 별도의 성능실험을 거쳐 메르스 바이러스 살균 효과가 있다는 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최근 영국연구진이 병원 내 병동에서 사용하는 물티슈가 오히려 박테리아를 퍼뜨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미국감염통제저널(American Journal of Infection Control)’ 5월 18일자에 발표했다. 로렌 램 영국 카디프대 교수팀은 병원에서 사용하는 물티슈로 각각 다른 표면 3곳을 연속으로 닦은 뒤 표면의 세균 발생 정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황색포도상구균(MRSA)과 클로스트리듐 디피실(C.difficile) 등 병원 내 감염균들이 검출되는 것을 확인했다.

마이야르 교수는 “물티슈가 각종 박테리아를 제거하기는 하지만, 한 장으로 여러 면에 사용하면 박테리아를 여러 군데 옮기는 셈”이라며 “오히려 세균 번식에 유리한 조건이 될 수 있으니, 세균이 많은 병원이나 화장실 등에서는 마른 수건을 써 청소를 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권예슬 동아사이언스기자 ys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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