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비행기 100대 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사상최대 13조원 규모 구매계약
보잉-에어버스 중-단거리용 여객기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도입

대한항공은 16일 파리에어쇼가 열린 프랑스 르부르제 공항에서 에어버스 및 보잉사와 항공기 구매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왼쪽부터 조원태 한진칼 대표이사,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파브리스 브레지에 에어버스 최고경영자. 르부르제=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대한항공은 16일 파리에어쇼가 열린 프랑스 르부르제 공항에서 에어버스 및 보잉사와 항공기 구매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왼쪽부터 조원태 한진칼 대표이사,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파브리스 브레지에 에어버스 최고경영자. 르부르제=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대한항공이 13조 원을 들여 2025년까지 100대의 새 항공기를 들여오기로 했다. 이번 도입 결정은 국내 항공업계 사상 최대 규모로, 중·단거리 노선을 강화하려는 의도다.

프랑스 파리에어쇼에 참가하고 있는 대한항공은 16일(현지 시간) 에어쇼 현장에서 보잉 및 에어버스와 차세대 항공기 100대를 도입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잇달아 체결했다. 총 구매 금액은 122억3000만 달러(약 13조6854억 원). 지금까지 최대 발주는 2006년 11월 대한항공이 보잉과 25대, 55억 달러(약 6조1545억 원) 계약을 한 것으로 이번 계약은 그 2배를 넘는 규모다. 계약식에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아들인 조원태 한진칼 대표이사 부사장이 참석했다.

대한항공이 구매하는 기종은 보잉사의 ‘B737MAX-8’ 기종 50대와 에어버스사의 ‘A321NEO’ 기종 50대다. 둘 다 중·단거리용 여객기로, 2019년부터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도입된다. 대한항공이 에어버스사의 중·단거리용 여객기를 도입하는 것은 처음이다. 대한항공이 중·단거리용 여객기를 대거 도입하는 것은 현재 보유 중인 ‘B737NG’ 기종이 노후화된 데다 국내외에서 저비용 항공사의 공격적 마케팅으로 중·단거리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제까지 장거리 항공기 확충에 전력해 왔는데 앞으로 중·단거리 항공 노선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구매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중·단거리 노선 비행기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높은 연료효율을 통해 비용 절감이 가능한 데다 승객들에게는 차별화된 최첨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차세대 신형 기종의 투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도입하기로 한 기종은 기존 항공기보다 연료를 15∼20% 이상 절감할 수 있다.

이 관계자는 “중·단거리 노선이 대한항공의 강점인 장거리 노선과 연계되면 환승객을 유치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최근 항공기 사고가 잇따르면서 좀 더 안전한 최신형 기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이번 도입을 결정하게 된 배경 중 하나다.

이날 파리 에어쇼에 참석한 조양호 회장은 “구매 계약한 비행기가 도입되는 시점이 대한항공의 창사 50주년을 맞는 2019년이라는 점에서 ‘제2의 도약’의 발판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자금 조달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순차적 도입인 데다 미국 및 유럽 수출입은행의 보증을 받아 장기·저리 할부로 들여오는 만큼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여객기 124대, 화물기 27대 등 총 151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수송능력 기준으로 세계 14위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 파리=전승훈 특파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