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형아파트값 상승률, 대형의 5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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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m² 미만 3.27% 올랐지만 135m² 이상 대형은 0.66% 그쳐
서울 강남 3.49% 상승폭 최고… 분양시장 ‘소형 프리미엄’ 붙어
매물 적어 실제 거래는 중형 위주

직장인 이모 씨(39)는 지난달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전용 59m² 아파트를 사기로 계약했다. 전세금이 너무 올라 집값과 전세금 차이가 1억 원도 되지 않자 아예 집을 사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는 “무섭게 오르는 전세금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 작은 집이나마 구매하기로 했다”며 “대출을 더 내면 큰 아파트를 살 수도 있겠지만 작은 아파트가 요즘 인기라고 하니 큰 아파트로는 눈이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세난이 갈수록 심해지고 주택 매매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작은 아파트의 몸값이 갈수록 올라가고 있다. 올해 들어 서울시내 소형 아파트 값 상승률이 대형 아파트의 5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8일 기준으로 서울 시내 전용면적 40m² 미만 소형아파트 가격은 올해 들어 3.27% 올랐다. 같은 기간 전용 135m² 이상 대형 아파트의 상승률(0.66%)의 5배에 가깝다. 이 밖에 △중소형(40m²∼62.81m² 미만)은 2.87% △중형(62.81m²∼95.86m² 미만)은 2.10% △중대형(95.86m²∼135m² 미만)은 1.09% 올랐다. 집이 작을수록 오름폭이 컸다.

지역별로는 서울 강남 지역의 소형 아파트가 3.49% 올라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강남지역 상승폭은 소형에 이어 중소형(3.13%), 중형(2.44%), 중대형(1.28%), 대형(0.88%) 순이었다. 강북 지역은 소형(2.97%), 중소형(2.64%), 중형(1.71%), 중대형(0.78%) 순으로 가격이 올랐지만 대형은 0.15% 하락했다.

분양시장에서도 작은 아파트에 더 많은 프리미엄이 붙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이 지난달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서 분양한 ‘아현역 아이파크’의 경우 전용 59m²에는 5700만 원가량 웃돈이 붙은 반면 전용 84m²의 경우 분양권 가격이 분양가와 거의 차이가 없다.

하지만 전세가격 상승폭은 중형이 가장 컸다. 이달 8일 기준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격은 중형이 올해 들어 4.69% 올라 상승폭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중소형(4.58%), 중대형(4.26%), 소형(3.83%), 대형(3.44%)이 뒤를 이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매매시장의 경우 1, 2인 가구의 증가와 노령화, 전세의 월세 전환 등으로 소형과 중소형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며 “반면 전세시장은 주거의 편리성, 교통, 학군 등을 따지는 사람들이 많아 중소형과 중형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해석했다.

한편 가격 상승률과 달리 실제 아파트 거래량은 중형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5월 전용 60m² 초과∼85m² 아파트의 거래량은 2만2771건으로 전용 60m² 이하(2만301건)보다 많았다. 전용 85m² 초과 아파트는 8523건 거래되는 데 그쳤다. 가격대별로는 3억 원 초과∼5억 원의 아파트 거래가 2만2296건으로 전체 거래량 가운데 43.2%를 차지했다.

서성권 부동산114 연구원은 “소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많지만 매물 품귀현상을 보이면서 중형 아파트가 가장 거래가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며 “실수요자들이 전세매물을 구하지 못하자 3억∼4억 원대 아파트 매매로 돌아서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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