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ing&Travel]확실한 즐거움을 찾는 당신, 짜릿한 메가스톰을 경험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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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비안 베이

캐리비안 베이의 새 명물 ‘메가스톰’. 355m의 튜브슬라이드를 평균 시속 22km 속도로 미끄러지는 동안 추락과 상승, 점프와 비상, 회전속에 폭풍을 체험하는 놀이기구다. 촬영 에버랜드 류정훈 씨
캐리비안 베이의 새 명물 ‘메가스톰’. 355m의 튜브슬라이드를 평균 시속 22km 속도로 미끄러지는 동안 추락과 상승, 점프와 비상, 회전속에 폭풍을 체험하는 놀이기구다. 촬영 에버랜드 류정훈 씨
세상엔 두 종류의 인류가 있다. ‘일 우선, 노는 건 나중’과 그 반대. 그렇다면 당신은 어느 쪽? 아마도 전자일 것이다.

실은 대개가 그렇다. ‘레저(Leisure·여가)’라는 단어를 보자. 일 이외, 다시 말하면 할 일을 마치고 난 뒤 갖는 ‘자투리 시간’이다. 그게 여가인데 그런 여가 중에 즐기는 행위인 ‘레크리에이션(Recreation·재창조)’은 그 부속 개념이다. 이건 도대체 뭘 위한 재창조일까. 그걸 알고 나면 기분은 더 언짢다. 그 대상과 목적이 ‘일’이어서다. 그런 점에서 인류는 ‘호모 루덴스’(유희하는 인간)가 아니다. ‘호모 라보란스’(일하는 인간·존 로크)다.

우리가 태어난 게 일하기 위해서라고? 절대로 아니다. 일은 즐거움 중 하나일 뿐이다. ‘일부터’는 노예의 삶이다. 거기선 내가 태어난 의미가 상실된다. 그래서 권하건대 이제부터는 놀기도 일하듯 하자. 이제 일에는 이골이 나지 않았는가. 인생의 의미를 노는 데서도 찾자는 것이다. 그리고 그건 진정으로 놀아야 찾을 수 있다.

그렇게 놀기에 좋은 곳, 테마파크다. 여길 어린이만을 위한 공간으로 여긴다면 당신은 놀 준비가 안 된 사람이다. 여긴 전혀 다른 ‘혹성’이다. 나를 귀찮게 할 게 없다. 일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공간이다. 물론 상사의 업무지시를 받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것도 간단히 해결한다. 스마트폰의 전원을 끄는 것으로. 여길 지구 밖 다른 혹성이라 믿자. 그렇다면 그것도 어렵지 않다. 세상과 단절된 공간에선 몸도 마음도 편하다. 비록 그게 그 알량한 ‘레저 타임’에 국한하더라도. 즐기기란 마음먹기 나름이다. 개처럼 일했다면 여기선 정승처럼 놀자. 그 정도 권리는 당신에게 있다. 그런데 그마저도 스스로 찾지 못한다면. 글쎄, 그게 인생의 ‘루저’가 아닐지. 인생의 승리자, 그건 내가 태어난 의미를 찾은 사람이다. 그러니 이젠 놀자. 그것도 확실하게. 어디서? 테마파크에서.

에버랜드 옆 캐리비안 베이. 해적이 들끓던 16세기 중미의 카리브 해를 테마로 구성한 국내최초 워터파크(1996년 개장)다. 영화 ‘카리브 해의 해적’에서 조니 뎁이 종횡무진 누비던 그 바다가 캐리비안 베이라는 혹성의 무대다. 기자는 이 워터파크를 개장 때부터 취재했다. 그러니 지난 19년간의 변화를 누구보다 잘 안다. 그건 한마디로 ‘진화’다. 19년 전과 지금, 상전벽해다. 일상에 인터넷도 없던 그때와 지금만큼이나. 그 현격한 차이를 극복할 수 있었던 힘. 엄청난 투자를 바탕으로 이룩한 놀라운 진화-2008년 와일드리버, 2011년 아쿠아루프 설치 등등-다. 그런데 13일 선뵌 새 어트랙션 ‘메가스톰(Mega Storm·사진)’은 그걸 뛰어넘는다. 진화가 아니라 개벽의 차원이다.

이건 무려 170억 원짜리 슬라이드(미끄럼틀)다. 물론 국내 것은 아니다. 슬라이드제작의 양대 산맥인 프로슬라이드사(캐나다) 제품이다. 이게 최초로 설치된 곳은 아부다비(아랍에미리트)의 워터파크 야스다. 캐리비안 베이는 그 두 번째인데 스펙(길이 1.5배)이 다르다. ‘세상을 뒤집어 삼킬 폭풍’이란 명칭 그대로 규모와 즐거움에서 추종을 불허한다. 우주에서 공간과 공간을 잇는 ‘웜홀’ 통과에 빗댈 만큼 호기심을 자극한다.

메가스톰은 지름 2.7m 무게 200kg의 래프트(고무보트·탑승인원 6명)로 체험한다. 지상 37m 출발대에서 총연장 355m 미끄럼터널로 급강하(시속 50km)하는 순간, 탑승객은 일진광풍의 메가스톰(폭풍) 안에 매몰된다. 이어지는 고속주행(평균 시속 22km)은 상하좌우의 추락과 상승에 이은 점프와 비상, 그리고 격심한 회전의 연속. 래프트의 급격한 반등은 순간적으로 형성시킨 자기장 효과(같은 자극 간에 밀어내기)다. 그러니 라이딩은 시종일관 환호와 비명으로 점철된다. 그러다 초대형 깔때기 ‘토네이도’(지름18m)에서 마무리되는데 그 마지막도 인상적이다. 좌우로 3회의 진자운동식 오르내림에서 체험하는 무중력이다. 총 탑승시간은 1분. 탑승(키 120cm 이상)은 예약도 가능. 13일 시범운행에 들어갔는데 정식개장은 20일.

조성하 전문기자 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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