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보청기 착용, 청력은 물론 인지·기억력까지 개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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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성 난청

김성근 이비인후과 원장이 환자에게 귀 모형을 보면서 난청의 원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동아일보DB
김성근 이비인후과 원장이 환자에게 귀 모형을 보면서 난청의 원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동아일보DB
노인성 난청은 달팽이관(귀의 가장 안쪽에서 청각을 담당하는 기관)의 노화가 직접적인 원인이다. 여기에 뇌의 청각을 담당하는 부위도 노화되면서 청각기능의 장애가 더욱 심해진다. 노인들 사이에서 찾아볼 수 있는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 중 하나다.

자신의 귀에 들어오는 소리가 말소리인지 다른 소리인지 처음부터 구별이 잘 안되는 것은 아니다. 또 말소리와 주변 잡음을 구별할 수 있다.

하지만 말소리가 또렷하지 않고 울리듯이 들리게 되는데 여기에 청각을 담당하는 뇌 부위의 노화가 겹치게 되면 말소리와 주변 소리가 섞여서 어떤 것이 사람의 말소리인지, 주변의 소음인지 구분하기가 힘들어진다.

특히 넓은 공간에서는 말소리가 들리긴 들리나 선명하게 들리질 않고, 말을 어눌하게 하는 이들이나 말을 빨리 하는 젊은이들의 말소리를 알아듣기가 어렵다.

이렇다 보니 여럿이 동시에 대화를 하거나 주변이 시끄러운 식당이나 결혼식장 같은 행사장 같은 곳에서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이다. 또 집에서 TV를 시청할 때에도 뉴스나 스포츠경기 보다는 드라마 시청에 어려움을 경험하게 된다.

이 정도로 노인성 난청이 진행되면 본인도 본인이지만 가족들이나 주변 사람들과의 문제가 시작된다. TV 시청시 볼륨이 높아서 힘들다는 가족들의 불만이 나오고 사람들을 만나더라도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기보다는 본인의 이야기만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점점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보다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대화에 대한 부담감으로 사람을 소개받는 자리나 여러 사람과 대화하는 모임 자리를 피하게 된다. 실제로, 노인성 난청이 있을 때 우울증이나 치매 발병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는 많이 나와 있다.

그런 점에서 노인성 난청이 있는 사람들은 보청기 착용을 꼭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외국의 각종 논문에 따르면 보청기를 사용한 난청환자가 대조군에 비해 인지 기능이 개선된다고 한다. 이처럼 보청기 착용은 난청 환자의 인지력과 기억력을 개선하고 청력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교정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적지 않은 노인이 여전히 노인청 난청이 있어도 적극적으로 보청기를 착용하지 않는다. 경제적인 제약, 보청기에 대한 불신 등이 그 이유다. 오랜 시간 방치된 난청으로 인한 부정적인 경험들은 건전한 노년생활을 유지하는데 해롭기 때문에 더욱 난청을 적극적으로 치료하여 정신건강을 지킬 필요가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보청기를 착용할 땐 무엇보다 정확한 보청기 처방이 중요하다. 내이의 달팽이관의 감지 기능을 종합적으로 반영하고 뇌의 청각 기능을 확인하는 검사들이 필요하다. 또 검사 결과가 나온 뒤에는 적절한 조절과 사후관리가 필요하다. 다양하고 정확한 검사, 적절한 사후관리는 바람직한 보청기 사용에 꼭 필요한 조치다.

이비인후과 전문의 김성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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