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적 슈퍼전파자 계속 등장… 최소 7월까진 장기화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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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어디까지]
의료전문가들 중간점검
“감염환자 늘어 관리 어려워져… 사태 확산 긴장 늦추지 말아야”

“아직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종식을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 최소 다음 달까지는 지켜봐야 한다.”

15일 국내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메르스와의 전쟁’이 최소한 다음 달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것도 추가 대규모 감염 사태가 없다는 가정에서다. 삼성서울병원을 중심으로 대규모 추가 감염자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병원들의 최대 잠복기가 24∼26일경에 끝나더라도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는 뜻이다.

○ 최악의 경우 2∼3개월간 지속될 수도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숨겨진 환자’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우려했다. 메르스 사태 발생 초기부터 제대로 환자 관리가 안 돼 새로운 전파자와 감염자가 계속 나타나는 상황에서 단순히 발생 환자 수가 줄고, 잠복기가 끝나간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천병철 고려대 의대 교수(예방의학과)는 “환자 누락 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심각한 감염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며 “숫자와 시기만으로 ‘고비를 넘겼다’는 식의 판단을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지금처럼 꾸준히 감염자가 증가하고, 잠재적 ‘슈퍼 전파자’가 나타나는 상황이 2∼3개월간 지속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다. 이런 전망이 나온 것은 국내 정상급 병원이고, 전국적으로 환자를 유치했던 삼성서울병원에서 숨겨진 환자와 잠재적 슈퍼 전파자가 계속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삼성서울병원이 뚫리지 않았다면 지금쯤 안정적인 상황을 맞이했겠지만 지금처럼 여러 명의 잠재적 전파자가 나왔기 때문에 종료 시점을 예측하는 게 불가능해졌다”며 “2∼3개월 정도 사태가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서울병원의 잠정적 폐쇄에 대해 모두 ‘적절했다’고 평가했다. ‘더 일찍 폐쇄했어야 했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 “확산 추세 꺾였다”고 말하기 일러

메르스 확산 움직임에 대해서도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확산 추세가 약해졌다는 보건당국의 주장과는 반대되는 것이다. 방지환 서울 보라매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삼성서울병원에서 뒤늦게 드러난 환자들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감염시켰느냐가 관건”이라며 “이 환자들이 없었다면 확산이 꺾였다고 말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새로운 확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전문가인 정용석 경희대 생물학과 교수도 “감염환자 수가 적었던 확산 초기와 달리 숫자가 늘어나면서 관리가 어려워졌고, 감염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분류하는 단계에서 구멍이 생길 소지도 커졌다”며 “아직 확산 위험이 많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보건당국이 변화에 용이하고,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는 바이러스 고유의 특성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양재명 서강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선진국들처럼 앞으로 감염병과 관련된 대응 전략을 수립할 때 의사뿐 아니라 바이러스 전문가인 과학자들도 참여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이우상 동아사이언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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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전파자#메르스#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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