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의 힐러리 vs ‘뉴 부시’ 젭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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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양대 정치名家 ‘가문의 전쟁’
젭, 플로리다서 공식 출마선언… 2016 美대선 레이스 본격 막올라
두 후보 모두 지지율 하락 고전

‘모성’의 힐러리냐, ‘새로운 부시’를 내세운 젭이냐.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15일 공화당 후보로 2016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민주당 대선 후보 선두를 달리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의 대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 양대 정치 명문가의 운명을 건 두 후보가 기존과 다른 이미지 구축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시 전 주지사는 15일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의 커뮤니티대학인 데이드 칼리지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출마 연설에서 “교육 개혁과 사회적 취약 계층에 대한 기회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앞서 14일 ‘더 나은 세상’이라는 제목으로 트위터에 올린 3분짜리 동영상에서 1999∼2007년 플로리다 주지사 재직 시절 추진했던 개혁 정책을 소개한 뒤 “더 나은 삶을 바라는 사람들 앞에 놓인 장벽을 제거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 기반인 백인을 넘어 내년 대선에서 캐스팅보트로 떠오르고 있는 히스패닉 유권자 등을 겨냥한 외연 넓히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뉴욕타임스는 “부시 전 주지사가 사회적 약자와 소수그룹을 배려하는 전략을 펼치며 친형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는 차별화된 ‘전혀 다른 새로운 부시’라는 이미지 구축에 나섰다”고 평가했다.

13일 정치적 고향인 뉴욕에서 첫 대중 집회를 열고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선 클린턴 전 장관은 기존의 차갑고 도시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따뜻한 어머니’라는 새로운 이미지 쌓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날 집회에서도 자신을 ‘평범한 미국인의 옹호자’라고 강조한 그는 부모의 버림을 받아 14세 때부터 가정부로 일했던 자신의 어머니 이야기를 소개하는 등 부쩍 대중 친화적인 모습을 보이려 노력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개인 e메일 계정 스캔들, ‘클린턴 재단’ 후원금 모금 과정 의혹 등으로 상처를 받은 클린턴 전 장관이 ‘서민의 대변자’라는 새로운 정치적 이미지를 필요로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부시 전 주지사와 클린턴 전 장관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지지율 반등에 애를 먹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폭스뉴스의 4일 여론조사에 따르면 부시 전 주지사는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와 나란히 지지율 12%로 동률 1위를 기록하는 등 다른 공화당 주자들과 거의 차이가 없는 상황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2일 ABC뉴스와 워싱턴포스트가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 비율이 56%에 달해 ‘신뢰한다’는 응답(38%)보다 18%포인트나 높았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힐러리#젭#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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