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감독 일정상 무리”vs“원칙 지켜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6월 16일 05시 45분


‘프리미어 12’에 전임감독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높다. 코치진 선임, 경쟁국 전력분석, 우리 선수 파악 등은 전임감독이 아니면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지난달 20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프리미어 12’ 공동 기자회견에는 김인식 KBO 기술위원장(왼쪽 2번째)이 한국대표로 참가했다. 김 위원장은 최적의 국가대표 감독 후보로 꼽혔다. 스포츠동아DB
‘프리미어 12’에 전임감독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높다. 코치진 선임, 경쟁국 전력분석, 우리 선수 파악 등은 전임감독이 아니면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지난달 20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프리미어 12’ 공동 기자회견에는 김인식 KBO 기술위원장(왼쪽 2번째)이 한국대표로 참가했다. 김 위원장은 최적의 국가대표 감독 후보로 꼽혔다. 스포츠동아DB
■ ‘프리미어 12’ 전임감독 찬·반 시선

KS 올라갈땐 대회집중 불가능
김인식·선동열 등 후보군 풍부

규약에는 KS 우승팀 감독 명시
현장에 있는 감독 효율성 높아


과정과 결과가 모두 좋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세상 일이 그렇지 않다. 한국이 11월 개최되는 ‘프리미어 12’ 출전을 결정하며 국가대표 전임감독제 채택 여부가 화두로 떠올랐다. 이미 사령탑을 선임한 일본에 비해 속도가 더딘 한국은 지난주 KBO 이사회를 열어 의견을 모았고, KBO는 이번 주 내로 감독 선임 방식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스포츠동아는 야구계 파워엘리트 50인의 설문을 통해 전임감독제에 대한 여론과 명분을 살펴봤다.

20일 서울 양재동 The-K 호텔 가야금홀에서 ‘2015 프리미어12’ 개최 공동 기자회견에서 김인식 KBO 기술위원장(왼쪽)과 리카르도 프라카리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회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20일 서울 양재동 The-K 호텔 가야금홀에서 ‘2015 프리미어12’ 개최 공동 기자회견에서 김인식 KBO 기술위원장(왼쪽)과 리카르도 프라카리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회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찬성표 왜? “참가에 의의 두는 대회 아니다”

50명의 응답자 중 70%인 35명이 전임감독제 도입에 찬성 의사를 드러냈는데, 가장 큰 명분은 “국제대회는 성적을 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결과를 내려면 준비가 잘 이뤄져야 하는데, 지금 치열한 시즌 속에 살고 있는 현장 감독은 무리가 따른다는 시각이다. 코치진 선임, 경쟁국 전력분석, 우리 선수 파악 등에 있어서 전임감독이 아니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게다가 현장 감독이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가면 스케줄 상 프리미어 12에 도저히 집중하기 힘든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훈련 한 번 변변히 못 해보고 첫 경기(11월 8일 일본전) 장소인 일본 삿포로로 떠나야 할지 모른다. 통상적으로 늦어도 대회 3일 전에는 대표팀이 결전지에 입성해야 한다. 후보군이 쟁쟁한 것도 전임감독제가 힘을 받는 이유로 꼽힌다. 2006년과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국가대표 감독을 맡아 성과를 낸 김인식 KBO 규칙위원장을 비롯해 선동열 전 KIA 감독 등 재야에 후보들은 많다는 것이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포스트시즌이 늦어져 프리미어 12에 출전할 최정예 대표팀을 꾸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 올 수 있다. 당연히 성적도 내야겠지만, 각 팀에서 장기적 안목으로 국가대표선수로 키울 만한 유망주를 내보내 육성하는 법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런 유망주들이 다음 WBC나 올림픽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SBS 이순철 해설위원은 “규약 때문에 전임감독제 도입이 힘들다면 KBO 구본능 총재가 나서서 반대하는 구단들을 설득해 규약을 바꿔야 한다. 총재의 리더십은 그럴 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전임감독 반대 왜? “원칙 지키라고 있는 것”

3명이 유보 의견을 낸 가운데 12명은 전임감독제 반대를 주장했다. 가장 큰 근거는 “제도를 한번 만들었으면 지켜야지, 상황논리에 따라 바꾸면 어떡하느냐”는 논리다. 이미 구단들은 야구규약 국가대표팀 운영규정 제3조 ‘감독, 코치 등의 선임’에 관해 ‘국가대표 감독은 현역 감독으로서 전년도 우승구단 감독, 준우승구단 감독 순으로 총재가 선임한다’고 정해 놓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우승팀 삼성 류중일 감독이 1순위, 준우승팀 넥센 염경엽 감독이 2순위다.

그러나 이미 2013년 제3회 WBC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류 감독은 강하게 고사 의지를 밝히고 있다. 삼성 구단 전체가 더 이상의 차출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모 구단 감독은 “합의로 만든 규약이 존재하는데, 왜 예외를 두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힘들어도 우승을 통해 얻은 국가대표 감독의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현역 감독은 현장야구와 바로 호흡하고 있기에 감각 면에서 효율성이 높다’는 주장도 나온다. “A매치 대회가 매년 수시로 있는 것도 아니다. 외부의 전임감독이 들어오면 선수 선발에서 잡음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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