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기업 ‘랜드마크72’ 대주단 채권매각 추진…노조반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5일 16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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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기업이 베트남에 지은 초고층 빌딩 ‘랜드마크72’ 건설 사업에 돈을 댔던 우리은행 등 대주단이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에 대출채권을 넘기는 작업에 착수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랜드마크72 대주단은 최근 골드만삭스로부터 채권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했다. 골드만삭스가 이달 말 투자확약서(LOC)를 보내오면 대주단은 바로 채권을 팔 계획이다. 양도가액은 대출 원금 및 유예이자 등을 포함해 5900억 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주단 관계자는 “랜드마크72 빌딩 매각이 지연되면서 대출금 회수가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원금에 이자까지 얹어 채권을 인수하겠다는 골드만삭스의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기회를 놓치면 대주단이 오히려 배임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고 했다.

채권이 골드만삭스로 넘어가면 경남기업은 대출 원금과 이자를 골드만삭스에 갚아야 한다. 이에 따라 이자 부담이 급증할 것으로 분석된다. 지금까지 대주단은 대출약정에 따라 법정관리에 돌입한 경남기업에 20%대의 연체이자를 물릴 수 있었지만 재무상태를 고려해 원금은 물론 이자 납부도 유예해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채권을 인수한 뒤 연체이자 수입을 챙길 가능성이 높다는 게 금융계 안팎의 시각이다.

경남기업 노조는 반발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연체이자만 1년에 1000억 원 넘게 내다보면 경남기업 회생이 힘들어진다”며 “이는 국내기업의 부가 해외로 유출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금융감독원에 대주단에 대한 국민검사를 청구했다. 대주단은 우리·기업·신한은행과 농협 등 15개 금융사로 구성돼 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파산25부(부장판사 이재권)는 15일 랜드마크72 빌딩의 새 매각 주간사로 NH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장윤정기자 yunjung@donga.com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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