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인터넷은 배려와 이해의 공간이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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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
얼마 전 한 인기 개그맨이 과거 인터넷방송에서 했던 발언이 논란이 돼 하차한 일이 있다. 팬들과 자유롭게 소통하기 위해 했던 인터넷방송이 오히려 팬들과 멀어지게 된 덫으로 작용한 셈이다. 재미로 던진 ‘말’이 누군가에게는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결과다.

인터넷 확산과 스마트폰 보편화로 시공간을 초월해 나의 의견을 표출하고 타인의 의견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소통과 공유의 선순환이 이뤄지면 좋겠지만 인신공격, 악성 댓글 등 인터넷이 갈등의 장으로 변질됐다는 우려가 크다.

사이버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해자의 42%가 잘 모르는 사람을 대상으로 했고 피해자의 56%가 이에 복수심을 느꼈다고 답했다. 가해자는 심각성을 잘 느끼지 못하나 피해자는 극심한 고통으로 다시 사이버폭력을 행사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2011년 5만여 건이던 시정요구 건수가 지난해 13만 건으로 3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인터넷상 음란물 명예훼손 도박 등의 불법 정보는 이제 국가 사회의 신뢰 기반을 약화시키는 주범이 되고 있다.

특히 욕설 섞인 인신공격, 여성 비하, 지역감정 조장 글 등을 인터넷에 올리는 행위가 놀이처럼 퍼지는 것은 큰 문제다. 무엇보다 올바른 인성 형성이 필요한 청소년에게 폭력적이고 왜곡된 사고와 문화가 그대로 답습된다는 점에서 해결이 시급하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청소년 대상 인터넷 윤리교육을 비롯해 청소년 휴대전화상의 불법 정보 차단 등 올바른 인터넷 이용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6월에는 ‘아름다운 인터넷 세상’ 주간을 정해 인터넷윤리 순회강연, 포털사와 공동 캠페인, 선플 달기 운동 등 집중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인터넷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나만의 공간이 아니라 다른 이들과 함께 쓰는 공간이다.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도 무한정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명예나 공중도덕, 사회윤리를 침해해서는 안 되는 제한된 자유다. 익명성에 기대 자신의 감정을 여과 없이 표출하는 게 아니라 따뜻한 시선으로 타인에 대한 배려와 이해를 통해 서로 소통하고자 노력한다면 건전한 인터넷 문화를 만들 수 있다. 그것이야말로 바로 나 자신을 보호하고 아름답게 가꾸는 것이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
#인터넷#배려#이해#사이버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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