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은퇴식, 트렌드가 바뀌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6월 15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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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 앞서 KIA 유동훈이 은퇴식을 가졌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 앞서 KIA 유동훈이 은퇴식을 가졌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불멸의 성적 남긴 선수들의 전유물서 변화
팬 기억에 남는 선수에게 주는 고별무대로
한화, 레전드 관리 잘해 ‘은퇴식 전문구단’
KIA 김상훈·유동훈 은퇴식 이벤트도 훈훈


KIA의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에 앞장선 포수 김상훈(38)과 투수 유동훈(38)이 1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은퇴식을 치렀다. 광주일고-고려대를 졸업하고 2000년 입단한 김상훈은 15시즌 동안 1388경기에 출장해 타율 0.242, 67홈런, 458타점, 376득점을 올렸다. 장충고-성균관대를 졸업하고 1999년 KIA의 전신 해태에 입단한 유동훈은 11시즌 동안 465경기에 등판해 36승59세이브39홀드, 방어율 3.92의 성적을 남겼다. 둘은 2월부터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코치 연수를 받았고, 귀국 후 전남 함평 챌린저스필드에서 코치로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KIA는 “15년 이상 팀에 헌신한 이들의 공헌도를 평가했다”고 은퇴식 배경을 설명했다.

● 은퇴식을 열어주는 기준은?

과거만 해도 은퇴식은 KBO리그 전체에 불멸의 성적을 남긴 선수들이나 하는 영예로 간주됐다. 그 정도 레벨이 안 되는 선수들의 은퇴식도 없진 않았지만, 지금에 비하면 조촐했다. 경기 전에 꽃다발을 받고 소감 몇 마디를 밝히는 정도였다. 그랬던 은퇴식의 트렌드가 ‘기록이 아주 출중하지 않아도, 팬들의 기억에 남는 선수들을 위해 성대히 열어주는 고별무대’로 바뀌고 있다. 지난해 은퇴식을 치렀던 롯데 조성환도, 이번에 은퇴식을 한 김상훈과 유동훈도 ‘한 팀에서 현역 인생 전부를 보내며 팬들에게 좋은 기억들을 남겨준’ 경우에 해당한다.

한 프런트는 “구단 입장에서 은퇴식은 이제 중요한 행사다. 다만 그것을 열어주는 기준은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구단과 선수 간의 매끄러운 결별이 전제되어야 하고, 현역 마지막 구단에서 성적이 좋아야 은퇴식이 가능하다. 한화가 ‘은퇴식 전문구단’으로 인정받는 이유도 ‘레전드 관리’가 잘됐기 때문이다.

● 타이거즈와 은퇴식

KIA는 전신 해태 시절을 포함해 10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했지만 정작 은퇴식은 이강철(넥센 수석코치), 이종범(MBC스포츠+ 해설위원), 김종국(KIA 코치)에 이어 이번 김상훈과 유동훈이 4번째다. 은퇴식 같은 이벤트에 전통적으로 약했던 구단의 정서가 작용한 셈이지만, 이제 달라지고 있다. 프랜차이즈 스타를 확실히 껴안는 상징성을 보여준 것이다.

그 같은 맥락에서 KIA 내부에선 ‘이대진 투수코치의 은퇴식을 열어줘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코치는 두 말이 필요 없는 KIA의 레전드이지만, 현역 마지막 1년을 LG에서 보낸 커리어가 걸린다. 아직까지 국내구단 중에서 현역 마지막 팀이 아니었음에도 선수 은퇴식을 열어준 곳은 없다. 그러나 이 코치는 현재 KIA에서 지도자로 기여하고 있다. 또 일본프로야구 은퇴식이나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 때는 현역 마지막 팀이 아니라 자기가 가장 공헌한 팀 유니폼을 선택하는 케이스가 적지 않다. 이 코치의 타이거즈 은퇴식이 예상되는 근거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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