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피어 김홍민 대표 “그냥 재미로 한건데, 독자들이 반응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4일 20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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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문학 전문 출판사 북스피어는 독특한 이벤트로 유명하다. 책 속에 각종 메시지를 숨겨 놓고 독자가 발견하게 하는 ‘이스터에그’(EasterEgg), 독자가 기차를 타고 여행하며 신작 추리소설의 교정을 직접 보는 ‘낭만열차’, 극한 상황에서 책을 읽는 모습을 담은 사진공모전인 ‘익스트림 리딩’….

“독자들이 책과 함께 놀고 즐겨야 한다”는 김홍민 북스피어 대표(39)의 소신 때문이다. 18일로 북스피어 창립 10주년을 맞는 김 대표는 독특한 ‘생일 이벤트’도 준비 중이다. 폐교를 빌려 1박2일 동안 장르문학 부흥회를 열기로 한 것. 최근 에세이 ‘재미가 없으면 의미도 없다’를 펴낸 ‘그’다운 아이디어다. 그는 스스로를 ‘야매 출판인’이라고 정의했다.

“10년 간 110종의 장르소설을 출간했더군요. 의무감으로 한 건 아니에요(웃음). 학창시절 학교에서 추리소설을 읽다 선생님에게 혼나고 했죠. 솔직히 염상섭의 ‘3대’보다 무협, 추리, 공상과학이 훨씬 재미있지 않았나요?”

그는 ‘범인이 궁금하지 않으면 책값을 돌려준다’며 결말 부분을 봉인한 뒤 이 봉인을 풀지 않으면 책 값을 돌려줬다. 자신이 앨범 모델로 나오는 소설 O.S,T도 제작했다.

“책 팔 생각이 아니라 그냥 제가 재미있는 것을 한 건데…. 독자들이 반응하더군요.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을 내려는데 돈이 없었어요. 만화 ‘드래곤볼’의 손오공의 필살기인 ‘원기옥’(타인 여럿의 기를 모아 쏘는 장풍)에서 따온 독자 펀딩 이벤트를 진행했죠. 다들 미쳤다고 했는데 1억 3000만원이 모이는 기적이 일어났죠. 하하.”

김 대표는 국내 문단의 엄숙주의가 독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설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한국문학이 하나도 없어요. 해외작가들만 활개 치는데 정작 작가나 출판사는 위기의식이 없는 것 같아요. 독자들이 원하는 재미있는 이야기로 바꿔야 합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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