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에 대한 불안감으로 보건당국에 검사 요청이 쇄도하는 가운데 일부는 빨리 검사를 받으려고 허위내용까지 신고하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14일 광주 광산구 보건소에 따르면 13일 오전 10시 40분 A 씨(37)가 광주지역 한 국가지정 격리병원 응급실을 찾아와 “5월 30일부터 6월 2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 여행을 다녀왔는데 호흡곤란과 함께 열이 난다”며 검사를 요청했다.
병원 측은 A 씨가 사는 자치단체인 광산구 보건소에 후속조치를 요청했다. 광산구 보건소는 13일 오후 A 씨를 음압병상이 있는 전남 목포의 한 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해 준비했다. 하지만 A 씨가 휴대전화를 받지 않자 집으로 찾아가 그의 가족을 만났다.
하지만 A 씨의 가족들은 “그가 사우디아라비아 여행을 간 적이 없다”고 말했다. A 씨는 보건소 관계자를 만나 “메르스 검사를 받고 싶어 허위내용을 신고했다”고 실토했다. 보건소 측은 A 씨가 정신지체를 앓고 있는 것을 감안해 그의 가족들에게 “또 다시 허위신고를 하면 경찰에 고발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14일 오전 2시 광주지역 한 국가지정 격리병원 응급실에 B 씨(34)가 찾아왔다. B 씨도 “5월 21일 두바이를 다녀왔는데 메르스가 의심된다”고 신고했다. 동구 보건소는 B 씨가 작성한 문진표를 토대로 사실관계를 파악한 결과 그가 두바이를 다녀온 것은 맞지만 메르스 잠복 기간을 지나 의심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동구 보건소는 이날 오전 8시 B 씨를 설득해 돌려보냈다.
광주시 관계자는 “메르스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검사요청이 잇따라 업무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A 씨처럼 허위신고를 할 경우 행정력 낭비는 물론 방역망에 구멍이 뚫리게 하는 간접원인이 되는 만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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