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 600여년 역사 간직한 나주읍성 보고 곰탕 한그릇 ‘뚝딱’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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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유니버시아드D-18]5市郡탐방

《광주에서 차로 채 30분이 걸리지 않는 나주에서는 2015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의 골프, 배구, 사격, 축구, 핸드볼 등 5개 종목의 경기와 배구를 제외한 4개 종목의 결승전이 열린다. 》

나주공설운동장
나주공설운동장
나주는 인재가 모이고, 물자가 모이고, 모든 것이 풍요로워 조선 시대에는 작은 한양으로 불렸다. 남도의 젖줄로 불리는 아흔 아홉 굽이 영산강 물길이 적셔준 비옥한 나주평야를 바탕으로 전라도 전체를 관할하던 행정의 중심지였다.

조선시대 때 호남 최고의 행정 중심지 역할을 했던 나주읍성.
조선시대 때 호남 최고의 행정 중심지 역할을 했던 나주읍성.
현재 나주 답사 1번지로 떠오른 곳은 조선의 작은 한양이었던 나주목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나주읍성과 나주목아 금학헌, 금성관과 목문화관이다. 조선 초기에 축조돼 600여 년 동안 호남 최고의 행정중심지 역할을 했던 나주읍성과 전라남도 문화재자료 제132호로 최고의 인재가 모였던 나주목을 관할하던 목사가 머물던 나주 목사내아는 전성기 시절의 옛 나주를 볼 수 있다.

나주에는 예로부터 두 개의 배가 전해진다. 하나는 조선왕조실록에 나주의 토공물로 기록될 만큼 오랜 전통을 자랑하며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나주 배’다. 유독 달콤한 이유는 영산강이 만들어준 비옥한 토양과 영산강을 타고 온 바닷바람 덕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산강 바람을 타고 온 또 하나의 나주 배는 지금도 유유히 영산강을 가로지르는 황포돛배다. 예전에 온갖 물자를 들여오고 내보내며 나주를 움직이던 황포돛배는 이제 유람선과 함께 나주를 찾은 이들에게 영산강 물길 여행을 여는 길라잡이가 됐다. 영산강 투어가 끝난 뒤, 드라마 ‘주몽’의 촬영지로 유명한 나주테마영상파크와 천연염색박물관 체험장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물류의 집결지였던 나주는 좋은 교통 조건 때문에 일제강점기에는 수탈의 도시이기도 했다. 무, 쌀, 소고기 통조림이 군수용품으로 많이 수탈됐는데 나주 곰탕은 그 소고기 통조림을 만들고 남은 소의 부산물을 가지고 만들어진 것이 시작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나주를 대표하는 든든한 보양식이 됐지만 힘들었던 시절 나주 사람들의 애환과 눈물이 담겨 있기도 하다. 최근에는 소의 부산물 대신 좋은 고기를 삶아 국물을 만들어 곰탕의 국물이 맑은 것이 특징이다.

영산포구의 홍어.
영산포구의 홍어.
흑산도에서 건너와 오랜 시간 영산포를 상징하는 맛으로 자리 잡은 삭힌 홍어에는 재미난 뒷얘기가 전해진다. 오래전 흑산도 사람들이 흑산도의 명물인 홍어를 싣고 나주에 도착했을 땐 홍어가 삭혀져 있었다. 흑산도 사람들이 회로 먹는 홍어를 나주 사람들은 삭혀진 홍어 그대로 먹기 시작했다. 그렇게 홍어는 영산포의 별미로 자리 잡았다. 흑산도에서 건너와 오랜 시간 영산포를 상징하는 맛으로 자리 잡은 삭힌 홍어는 최근 홍어 맛집이 즐비하게 늘어선 ‘홍어의 거리’로 거듭나면서 새로운 랜드마크가 됐다

조수와 민물이 섞이는 곳에서 잡은 장어는 원래 맛있기로 유명하다. 구진포 장어구이는 동강면 수문리의 장어가 어팔진미에 들어 있었으나 장어구이를 상품화해서 알린 곳이기도 하다. 민물장어를 깨끗이 씻어 뼈와 살을 발라내고, 추려낸 뼈와 머리를 고아낸 물에 갖가지 양념을 넣고 양념국을 만든다. 장어살에 끓여놓은 양념국을 약 10회 반복해 묻혀가면서 약한 숯불에 구워내 얇게 썬 생강채와 곁들여 내면 구진포 장어구이가 완성된다. 이곳에서 장어구이를 시작한 지 50년이 넘으면서 장어거리가 형성됐고, 지금은 나주곰탕, 홍어와 함께 나주를 대표하는 3대 별미 중 하나가 됐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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