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한상차림 보리밥부터 진한 오리탕까지… “이 맛 알랑가 몰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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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유니버시아드D-18]5市郡탐방
결승전도 식후경… 떡갈비·꽃게장 등 어딜가도 푸짐한 먹을거리 가득하고
서구에서 다채로운 문화행사 열려

《 2015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는 광주광역시를 포함해 5개 지역에서 주요 경기가 열린다. 조정은 세계적인 시설을 갖춘 충북 충주에서 개최된다. 경기장 안에서 젊은이들의 열정적인 승부를 즐길 수 있다면 경기장 밖에서는 광주 유니버시아드의 추억을 풍성하게 할 남도의 멋과 맛이 잔뜩 기다리고 있다. 대회 개최 도시이자 5·18 민주화 성지인 광주, 조선시대의 ‘작은 한양’이었던 나주, 힐링의 고장 화순, 슬로 라이프의 천국 장성, 한반도의 중심으로 고구려 신라 백제가 모두 탐냈던 중원의 땅 충주까지. 저마다의 특색이 가득한 5개 지역의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를 소개한다. 》

2015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 개최 도시인 광주에서는 37개 경기장에서 21개 종목 경기가 열린다. 손연재가 출전하는 리듬체조와 양학선이 출전하는 기계체조는 모두 광주여대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결승 경기가 열린다. 야구는 광주KIA챔피언스필드와 바로 옆에 자리 잡은 무등야구장에서, 육상은 광주유니버시아드주경기장(월드컵경기장)에서 대회 일정을 소화한다.

대회 홈페이지는 광주를 열정적인 축제와 이벤트의 도시, 활력이 넘치는 스포츠 도시, 음식의 맛과 정취가 깊은 미(味)의 도시, 여행하고 싶은 도시, 관광도시, 대한민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소개하고 있다.

U대회 허브, 서구

이번 대회 허브 구실을 하는 곳은 서구다. 주경기장을 비롯해 선수촌, 메인미디어센터(MMC), 본부 호텔이 모두 서구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선수촌과 주경기장 인근에서 선수와 지역 주민, 관광객들이 한데 어울릴 수 있도록 다채로운 문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7월 3∼14일 주경기장 인근에서는 ‘유니버시아드파크’를 진행한다. 이곳을 찾으면 광주 전통 민속공예품을 구입할 수 있고, 남도 음식도 맛볼 수 있다. 같은 달 8∼13일 상무시민공원 일원에서는 ‘광주 피크닉 뮤직 페스티벌’이 열린다. 대회 조직위는 “이 페스티벌은 탄두리 치킨, 팟타이, 다코야키, 케밥 등 세계의 다양한 음식을 맛보며 다양한 음악, 미디어아트,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종합 문화 선물세트’”라며 “특히 국내 최초 야외 공포 영화제인 ‘호러 시네마 나이트’는 한여름 무더위를 날리는 짜릿한 프로그램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자평했다. 매일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전시하는 미디어 아티스트들의 영상 미디어 작품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무등산 정상 인근에 있는 돌기둥 무리인 입석대는 무등산의 대표 절경이다. 조선시대에는 가뭄이나 질병이 심할 때 하늘의 도움을 얻기위해 제를 지냈던 곳이기도 하다. 동아일보DB
무등산 정상 인근에 있는 돌기둥 무리인 입석대는 무등산의 대표 절경이다. 조선시대에는 가뭄이나 질병이 심할 때 하늘의 도움을 얻기위해 제를 지냈던 곳이기도 하다. 동아일보DB
광주의 진산, 무등산

광주 하면 일단 무등산이다. 등급을 매길 수 없어 무등이요, 모두가 평등하니 무등이라 불렸다는 무등산은 빼어난 경치, 역사, 먹거리를 두루 갖춘 광주 사람들의 어머니 같은 산이다. 무등산 국립공원 관문에 해당하는 잣고개는 석양과 야경을 앞세워 관광객을 기다린다. 인근에 위치한 광주호 호수생태원에는 생태연못, 갈대숲, 버드나무 군락지, 습지 보전지역 등이 잘 조성돼 있다.

무등산은 충장사, 풍암정, 원효사, 소쇄원, 김삿갓 시비 등 수많은 역사 유적과 사찰을 품고 있다. 특히 임진왜란 때 활약한 충장공 김덕령 장군의 애국충절을 기리는 충장사는 광주 여행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광주 시내에 자리 잡은 충장로 역시 김덕령 장군의 시호에서 따와 이름 붙인 길이다.

무등산을 대표하는 먹거리는 고추장과 고소한 참기름에 비벼 먹는 보리밥을 꼽을 수 있다. 이곳에 자리 잡은 보리밥집 중 아무 곳이나 들어가도 탁 트인 경관을 바라보며 푸짐한 채소와 나물을 곁들인 광주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증심사는 통일신라시대에 지어진 불교 사찰로 광주문화재자료 제1호로 지정돼 있다.

20여 가지의 각종 산나물과 야채로 푸짐하게 차린 보리밥.
20여 가지의 각종 산나물과 야채로 푸짐하게 차린 보리밥.
가자, 도심으로!

광주 도심에서는 사직공원 전망대를 빼놓을 수 없다. 이곳은 원래 나라의 안전과 풍년을 기원하며 땅의 신과 곡식의 신에게 제사를 올렸던 사직단이 있던 곳이다. 서울에 남산타워가 있다면 광주에는 사직공원 전망대가 있다고 할 만큼 광주 시가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이곳은 야경이 아름다운 데이트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쇼핑을 하고 싶을 때는 충장로를 찾으면 된다. 충장로는 광주의 명동이라고 불리며 충장로 1가에서 3가까지는 대형 패션몰, 의류매장, 액세서리 가게 등이 자리 잡고 있다. 4가와 5가에는 생활한복을 포함한 한복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광주에 왔다면 꼭 먹고 가야 할 별미를 파는 거리 세 곳이 있다. 광주역 근처에 있는 임동 오리탕거리는 걸쭉한 들깨 국물 맛으로 유명하다. 송정 떡갈비거리는 두툼한 떡갈비와 뼈다귀 사골국이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동곡 꽃게장백반거리는 꽃게가 나지 않는 지역이지만 예로부터 물류·유통 중심지였기에 게장으로 명성을 떨칠 수 있었다.

김치와 한정식도 빼놓을 수 없는 광주 대표 먹거리다. 조직위는 “상다리가 휘어질 만큼 인심 좋게 한 상을 차려 내는 광주 한정식은 예향의 도시 광주 음식의 대명사이자 한류를 이끌 한식 콘텐츠의 최고 상품으로 손꼽힌다”고 설명했다. 전국에서 하나뿐인 김치 테마파크 ‘광주김치타운’에서는 10월 24일부터 5일간 제22회 광주세계김치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광주 북구 금곡동에 있는 충장사. 임진왜란 때 의 병을 일으킨 충장공 김덕령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건립하였다.
광주 북구 금곡동에 있는 충장사. 임진왜란 때 의 병을 일으킨 충장공 김덕령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건립하였다.
역사 속으로

광주의 대표적인 상징 중 한 곳이 바로 국립5·18민주묘지다. 5만여 평에 조성된 5·18민주묘역에 들어서면 민주광장과 추념문이 나타난다. 추념문을 지나면 5·18민중항쟁 추모탑이 우뚝 서 있다. 조직위는 “5·18민주묘지는 5월 항쟁의 정수이자 상징적인 기념비”라고 소개했다.

100여 년 전 광주 모습을 알고 싶다면 양림동을 찾으면 좋다. 조직위는 “양림동은 광주 최초로 서양 근대 문물을 받아들인 통로이자 희생과 나눔의 공동체 역사를 태동시켰던 광주정신의 발현지”라며 “기독교 문화유적과 이장우·최승효 가옥 등 우리의 전통문화재가 잘 보존된 지역”이라고 소개했다. 양림동에서는 선교사 배유지(Eugene Bell)가 세운 양림교회, 배유지 선교사와 함께 활동하던 선교사 오기원(Clemente Owen)을 기념하기 위해 건립된 네덜란드풍의 오웬 기념관, 광주에 농업과 교육발전을 위해 헌신한 선교사 어비슨(Gordon Avison) 기념관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시대를 더 거슬러 조선시대를 느껴보고 싶다면 환벽당이 기다린다. 환벽당은 송강 정철이 공부하던 곳이다. 나주 목사를 지낸 조선 중기 문신 김윤제가 관직을 떠난 뒤 고향에 돌아와 정자를 짓고 후학 양성에 힘썼고, 그때 교육을 받은 인물이 정철과 누하당 김성원 등이다. 환벽당 아래에는 김윤제와 정철이 처음 만난 곳이라는 전설이 깃든 조대와 용소가 있다. 창계천 동북쪽으로 250m쯤 떨어진 곳에는 식영정이 있으며, 환벽당 바로 곁에는 취가정이 있다. 인근에 독수정과 소쇄원이 자리 잡고 있어 바로 이 일대가 조선시대 원림문화(苑林文化) 중심 지역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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