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유니버시아드D-18]7월, ‘빛고을’ 광주에 별중의 별이 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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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재·양학선·이용대 등 7월 유니버시아드 빛낼 스타들

7월 3일 개막하는 2015 광주 유니버시아드에는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가운데), ‘뜀틀의 신’ 양학선(오른쪽), ‘배드민턴 왕자’ 이용대 등 한국 스포츠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기량을 겨룬다. 동아일보DB
7월 3일 개막하는 2015 광주 유니버시아드에는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가운데), ‘뜀틀의 신’ 양학선(오른쪽), ‘배드민턴 왕자’ 이용대 등 한국 스포츠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기량을 겨룬다. 동아일보DB
대한민국 스포츠를 빛낸 젊은 별들이 ‘빛고을’ 광주를 밝힌다. 이들과 선의의 경쟁을 벌일 세계적인 스타들도 광주를 찾는다. 7월 3일부터 14일까지 광주와 전라남북도 일원에서 열리는 2015 광주 유니버시아드에 출전하기 위해서다.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이 여름과 겨울로 나눠 주최하는 유니버시아드는 1959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처음 열렸고, 이번이 28번째 여름 대회다. 1회 대회부터 참가한 한국은 1997년 무주·전주에서 제18회 겨울대회를, 2003년 대구에서 제22회 여름 대회를 개최했다.

13일 현재 참가 등록 선수 및 임원은 137개국의 1만 2529명이다. 1만 1759명이 참가했던 2013 카잔(러시아) 대회를 넘어 이미 역대 최대규모다. 참가 의향서를 제출한 나라가 155개국이라 개막일이 가까워지면 참가국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 가운데는 세계 정상급 실력을 지닌 선수들도 있다. 특히 종목 특성상 어린 나이에 전성기를 누리는 리듬체조와 기계체조는 세계랭킹 1위가 출전해 한국의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1·연세대), ‘뜀틀의 신’ 양학선(23·수원시청)과 대결하게 돼 결과가 주목된다.

손연재-양학선, 세계랭킹 1위와 대결

리듬체조에서는 세계랭킹 1위인 러시아의 마르가리타 마문(20)과 3위인 야나 쿠드랍체바(18)가 4위인 손연재와 금메달을 다툰다. 마문은 2013년 카잔 유니버시아드에서 금메달 4개를 휩쓸었던 리듬체조 강국 러시아의 에이스다. 기계체조에서도 세계랭킹 1위인 우크라이나의 올레크 베르니아예프(20)가 광주를 찾는다. 사격에서는 남자 공기소총 10m 세계랭킹 1위인 중국의 양 하오란(19)이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양 하오란은 지난해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이 종목 개인·단체전 금메달을 독식했다.

벌써 광주 유니버시아드 최고의 인기스타로 꼽히는 손연재는 2013년 카잔 대회에서 한국 리듬체조 역사상 첫 은메달을 땄다. 손연재는 안방에서 반드시 정상에 오르겠다는 각오다.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앞두고 있어 마문과의 대결이 더욱 기대된다. 손연재와 동갑내기인 이다애(21·세종대)는 광주 유니버시아드를 통해 한국의 리듬체조에 손연재만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양학선은 광주에서 태어나 광천초-광주체중-광주체고를 졸업한 광주의 아들이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 뜀틀 금메달과 단체전 동메달을 시작으로 유망주에서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그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며 세계 정상에 올랐다. 2013년 카잔 대회의 금메달도 그의 몫이었다. 하지만 양학선은 지난해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허벅지 부상으로 아쉽게 은메달을 땄고 한동안 후유증을 겪었다. 그가 다시 심기일전해 금메달에 도전하는 무대가 바로 광주 유니버시아드다. 양학선은 아직 국제대회에서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양2(뜀틀을 옆으로 짚어 3바퀴 반 비트는 기술)’를 고향에서 성공해 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앞두고 기선을 제압하려는 승부수다.

이용대 복식 파트너, 이번엔 고성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에서 깜짝 금메달을 따며 ‘국민 남동생’으로 불렸던 이용대(27·삼성전기)는 훌쩍 성장한 모습으로 대회 2연패에 나선다. 마침 그 무대는 이용대의 고향인 전남 화순(하니움문화스포츠센터)이고 그가 훈련할 곳은 2012년 완공된 ‘이용대 체육관’이다. 현재 경기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이용대는 화순초-화순중-화순실고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지난해 본의 아니게 도핑규정 위반으로 마음고생을 한 이용대는 최근 각종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달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2015 호주오픈 배드민턴 슈퍼시리즈에서도 유연성(29)과 함께 중국을 꺾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이번 대회에는 2013년까지 환상의 콤비를 이뤄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남자복식의 또 다른 파트너인 고성현(28·상무)과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한국의 배드민턴은 1990년대 박주봉-김문수, 2000년대 김동문-하태권, 그리고 최근 들어 이용대-유연성이 호흡을 맞추며 복식 왕국의 계보를 잇고 있다. 하지만 유연성이 등장하기 이전의 이용대의 옆자리는 고성현의 것이었다. 현재 신백철(26·김천시청)과 함께 남자복식 세계랭킹 11위인 고성현은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복식 2위에 오르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2013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이용대와 함께 남자복식 1위, 혼합복식 1위를 차지했고, 이어 2013 카잔 유니버시아드에서도 이용대와 호흡을 맞춰 남자 복식 금메달과 남자 단체 금메달을 따낸 실력파다.

광주유니버시아드주경기장
광주유니버시아드주경기장
기보배-최미선 ‘미녀 궁사’ 선후배 대결

한국 스포츠 최강의 효자 종목이지만 태권도와 함께 2013년 카잔 대회 종목에서 빠져 진한 아쉬움을 남겼던 양궁은 이번 대회를 통해 유니버시아드에 부활했다. 한국 양궁은 돌아온 ‘미녀 궁사’ 기보배(27·광주시청)와 그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무서운 신예 최미선(19·광주여대)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2010년 태극마크를 단 이후 한국 여자양궁을 대표하는 간판스타였던 기보배는 전북 고창 출신으로 초중고교를 경기도 안양에서 다녔지만 2006년 광주여대에 입학해서 광주시청 소속으로 뛰고 있다. 현재 광주여대 교육대학원에 재학 중인 그녀가 ‘제2의 고향’인 광주에서 부활의 금빛 과녁을 정조준하게 된 것.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기보배의 화살은 그야말로 시원스럽게 바람을 갈랐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2012년 런던올림픽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을 차지하며 최고의 순간을 맛봤다.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단체전과 혼성부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하며 2관왕에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컨디션 난조로 탈락한 기보배는 인천 아시아경기에 출전하는 대신 방송 마이크를 잡아야 했다. 이후 자신과 싸우며 철저하게 와신상담의 시간을 보낸 그는 4월 20일 충북 보은에서 끝난 양궁 여자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3위를 차지하며 2년 만에 다시 대표팀에 복귀해 화려한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그런 기보배의 뒤를 무섭게 추격하는 신예가 최미선이다. 광주여대 초등특수교육과 1학년에 재학 중인 최미선은 전남 무안 출신. 고교생이었던 2012년 아시아그랑프리에서 2위를 했고, 2013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단체전 우승을 합작하는 등 실력을 인정받았다. 광주여대 선후배인 두 미녀 궁사의 대결이 흥미롭다.

▼ 국내 메달리스트 48%, 유니버시아드서 메달… 이번 대회에서도 세계 놀래킬 ‘스타’ 탄생하나 ▼

‘대학(University)’과 ‘올림피아드(Olympiad)’의 합성어인 유니버시아드는 순수 대학생 스포츠 행사로 출발했지만 최근에는 엘리트 선수들이 모두 참가하는 추세다. 출전 자격은 대회가 열리는 해 1월 1일 현재 17∼28세 대학생과 대학원생, 대회 전년도에 학위를 받은 졸업생이다. 실업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양학선, 이용대, 기보배 등은 현재 대학원에 다니고 있고, 유도 왕기춘(27·양주시청), 핸드볼 김온아(27·인천시체육회)도 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유니버시아드는 무명 선수가 스타로 거듭나는 등용문 역할을 톡톡히 했다. 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48%가 유니버시아드에서 메달을 땄다.

1991년 셰필드(영국) 대회에서 우승하며 마라톤계를 놀라게 했던 황영조는 이듬해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제패하며 세계적인 마라토너로 우뚝 섰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 최민호는 1999년 대회에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 이원희는 2003년 대회에서 각각 금메달을 목에 걸며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기보배 역시 2011년 중국 선전 대회에서 우승한 뒤 이듬해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해 상지대에 입학한 ‘테니스 깜짝 스타’ 정현(19·삼성증권 후원)의 출전 여부도 관심사다. 6월 29일 개막하는 윔블던에 출전하는 정현이 한국 테니스 사상 처음으로 윔블던 3라운드 이상에 진출하면 광주에는 올 수가 없다.

이번 대회에는 총 21개 종목에 272개 금메달이 걸려 있다. 전 종목에 역대 최다인 525명(선수 387명, 임원 138명)을 출전시키는 한국은 금메달 25개 이상을 따 종합 3위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03년 대구에서 처음 3위를 차지한 한국은 직전 대회(2013년)에서 러시아 중국 일본에 이어 4위를 했다.

3월 초만 해도 육상, 다이빙, 체조, 탁구, 유도, 여자축구 등 8개 종목에 선수 75명, 임원 33명 등 총 108명의 선수단을 보내겠다고 했던 북한은 엔트리 제출 마감일인 3일까지 명단을 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조직위는 “여러가지 사정으로 등록 마감을 미뤄 달라는 국가들이 있고 가능한 한 많은 국가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현재로서 북한의 참가 여부를 알 수는 없지만 참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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