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았다, 부지런한 원톱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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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전 득점포 이용재-이정협
공격진영서 압박-수비 가담… 몸싸움 등 궂은일도 마다 안해
헤딩 뛰어난 김신욱과 경쟁구도

‘새로운 스타일의 원톱 경쟁.’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이 새롭게 발탁한 이용재(24·V바렌 나가사키)가 이정협(24·상주)과 함께 11일 아랍에미리트(UAE)전에서 나란히 골을 기록하며 본격적인 원톱 경쟁에 돌입했다. 이들은 기존의 정통 스트라이커들과 비교해 수비에 훨씬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있다.

2015 호주 아시안컵을 통해 슈틸리케 감독에게 확실하게 눈도장을 받은 이정협 대신 선발로 출전한 이용재는 A매치 첫 경기에서 62분간 활약하며 다재다능함을 보였다. 이용재는 수시로 수비수를 끌고 미드필드 지역까지 볼을 받으러 내려오면서 측면 공격수로 나선 손흥민(레버쿠젠)과 염기훈(수원)의 침투 공간을 열어줬다. 수비 가담에도 적극적이었다. 최전방에서 상대의 패스를 강하게 압박했다.

이용재는 2014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많은 기회를 놓쳐 골결정력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아랍에미리트전에서 후반 14분 스로인으로 길게 넘어온 공을 받아 수비수 2명을 제친 뒤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은 “이용재는 스피드가 빠르고 활동 범위가 넓어 주변 공격형 미드필더들과의 연계를 기대할 만한 변형 원톱 자원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용재와 후반 교체돼 그라운드로 나선 이정협도 후반 45분 절묘한 위치 선정으로 골을 뽑아냈다. 이정협도 공격 진영에서부터 강한 압박으로 상대의 패스 실수를 유발했다. 한 위원은 “이정협은 이용재만큼 폭넓게 움직이면서도 중앙 문전에서 상대 수비수를 괴롭히는 몸싸움에 능하고 수비 압박 능력까지 갖춘 전투형 공격수로 분류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 위원은 “슈팅과 문전 결정력이 뛰어난 골게터형인 이동국, 헤딩력이 뛰어난 포스트맨형인 김신욱과 비교해 이정협과 이용재는 팀플레이에 더 헌신적인 원톱 자원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정협-이용재 카드를 선택하면서 전체적으로 손흥민과 염기훈 등 측면 공격수들의 파괴력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한 위원은 “이정협과 이용재에 대해선 아직 원톱으로서의 득점력 검증이 끝나지 않았다”며 “슈틸리케 감독은 득점보다도 이들의 팀플레이 감각과 희생정신을 더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16일 벌어지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첫 경기 미얀마전에 이용재가 선발 출전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전력이 떨어지는 미얀마는 밀집 수비 대형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용재가 제공권은 물론이고 좌우로 움직이는 활동 폭이 넓다는 평을 받아 상대의 밀집 수비를 뚫는 데 좀 더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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