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무도 영웅들… 조폭잡는 경찰됐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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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임수정-유도 정경미 등 국제대회 메달리스트 20명 특채
총 50명 단수 합치면 236단

태권도 임수정. 동아일보DB
태권도 임수정. 동아일보DB
유도 정경미
유도 정경미
올림픽과 아시아경기, 세계선수권대회를 휩쓸었던 한국 무도인(武道人)들이 강력범을 잡는 경찰로 변신한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태권도 여자 57kg급 금메달리스트인 임수정 선수(29)와 같은 대회 유도 여자 78kg급 동메달 수상자인 정경미 선수(30) 등 태권도와 유도, 검도의 국제대회 메달리스트 20명이 11일 발표된 경찰청 무도 특채(순경)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경찰의 무도 특채는 2004년 이후 11년 만인 올해 다시 시행됐다. 무도인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경찰은 국제대회 메달리스트나 전국대회 우승 이상 경력을 지닌 무도인 중 태권도 25명, 유도 15명, 검도 10명 등 50명을 선발했는데 총 492명의 지원자가 몰려 평균 경쟁률이 9.8 대 1에 달했다. 이 중 국제대회 메달리스트는 20명 선발에 45명이 지원해 결국 25명이 고배를 마셨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경찰의 참수리 견장을 달게 된 합격자들의 각오는 남달랐다. 유일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임수정 선수는 “이를 악물고 금메달을 따낸 것처럼 최선을 다해 범인을 잡는 경찰이 되겠다”고 밝혔다. 임 선수는 “15년 동안 연마한 태권도 실력을 강력범죄 현장에서도 발휘할 것”이라며 “다른 경찰관보다 부족한 법률 지식도 빨리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종목별로 태권도에서 임 선수 외에 2010 광저우 아시아경기 여자 62kg급에서 금메달을 딴 노은실 선수(26), 같은 대회 남자 87kg 초과급 금메달리스트 허준녕 선수(28) 등 9명의 메달리스트가 신임 순경이 됐다.

유도에서는 정경미 선수와 함께 광저우 아시아경기 남자 100kg급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황희태 선수(37) 등 9명이 경찰에 입문했다. 황 선수는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유도 여자대표팀 트레이너로 활동하면서 이 대회에 출전한 정 선수와 이미 사제의 연(緣)을 맺었다. 검도에서는 2012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딴 김완수 선수(33) 등 2명이 메달리스트 경찰관이 됐다. 경찰에 따르면 신임 합격자 50명이 딴 국제대회 메달은 모두 48개, 무도 총 단수(段數)는 236단에 이른다.

이들은 8월 중앙경찰학교에 입교해 기초적인 경찰 교육을 받는다. 내년 3월부터 1년 동안 전국의 경찰서, 지구대 등 치안 현장을 누빌 예정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무도 특채 인원은 통상 교육 후 관련 종목의 교수요원으로 배치해 왔지만 이번에는 지구대 근무가 끝난 뒤 조직폭력이나 강력범죄를 해결하는 수사부서에 집중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올림픽#임수정#정경미#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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