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병원 감염자 돌아다닌 병원 3곳, 새 진원지 될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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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어디까지]3차 확산 차단 비상

감염경로가 불명확하거나 확진 판정 전 격리 없이 자유롭게 일반인과 접촉한 환자들이 속출하면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3차 확산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은 11일 국회 메르스 대책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서울 양천구 메디힐병원, 대전 을지대병원, 경남 창원SK병원이 3차 유행의 진원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 삼성서울병원 방문자 뒷북 격리로 3차 확산 우려


보건 당국이 지목한 세 병원은 90번, 98번, 115번 환자가 2차 진원지인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해 메르스에 감염된 뒤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방문했던 장소다. 이들은 적절한 격리 조치 없이 자유롭게 병원에 드나들었기 때문에 추가 전파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

90번 환자(62)는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바이러스에 노출된 후 열흘 동안 충북 옥천 등 여러 곳을 자유롭게 드나들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 당국에 따르면 90번 환자는 옥천성모병원에서 3차례, 곰바우한의원과 옥천제일의원에서 각각 4차례나 진료를 받았고, 6일 대전 을지대병원 응급실을 거쳐 중환자실에 입원했다가 10일 사망했다.

98번 환자(58)가 일반인 240여 명과 접촉한 메디힐병원에서 추가 확산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98번 환자는 4일부터 7일까지 메디힐병원에 입원했다 퇴원한 바 있다. 그는 곧바로 다시 입원해 1인실에서 치료를 받다가 8일 이대목동병원에 이송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환자가 이대목동병원으로 이송될 때는 마스크를 착용했고, 의료진도 보호구를 착용했지만 메디힐병원에서는 격리 없이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외래를 방문했다 감염된 115번 환자(77·여)도 10일 확진 전까지 14일 동안 경남 창원힘찬병원(5월 29일), 가족보건의원(3일), 창원힘찬병원(4일), 창원SK병원(5일) 등을 방문하면서 약 549명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 3차 확산 가능성 있지만 범위 크지 않을 듯

전문가들은 90번, 98번, 115번 환자의 확진일(10일)로부터 14일(최대 잠복기)이 지날 때까지 3차 확산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그 범위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바이러스는 2차, 3차 감염을 계속할수록 전파력이 떨어진다”며 “90번과 98번 환자는 2차 감염자(14번 환자)로부터 감염된 3차 감염자이기 때문에 추가 전파를 일으켜도 확산 범위는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삼성서울병원을 거쳐 간 사람들이 확진 이전에 방문했던 병원을 적절히 봉쇄한다는 방침이다. 권덕철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총괄반장은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했던 사람 중 전국에서 산발적으로 환자들이 나올 순 있다. 하지만 삼성서울병원급 환자 발생은 없을 것이고, 이번 주가 지날 경우 2차 전파자인 14번 환자의 최대 잠복기(14일)가 지나 환자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새로운 감염원의 출현?

감염 경로가 불명확한 환자들이 나오고 있는 것도 걱정거리다. 경기 평택경찰서 A 경사(119번 환자)는 아직까지 누구로부터 언제 감염됐는지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우선 119번 환자가 지난달 26일과 28일 만난 사우디아라비아를 다녀온 친구에게서 감염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럴 경우 또 다른 1차 감염 사례가 발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통제할 수 없을 만큼 메르스가 퍼졌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보건 당국은 119번 환자는 1차 양성, 2차 음성 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친구에게 감염됐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보건 당국은 119번 환자가 지난달 31일부터 방문한 평택박애병원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조금 더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병원에 같은 날 다른 확진환자가 방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시간대에 방문했는지, 밀접접촉이 있었는지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최악의 경우 ‘병원 외 감염’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있다.

세종=유근형 noel@donga.com / 평택=남경현 / 홍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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