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제주의 신비’ 드론이 담아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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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10시 반경 한라산 정상 백록담. 4개의 프로펠러를 장착한 ‘드론(무인기)’ 1대가 15분가량 백록담을 선회하며 항공촬영을 했다. 드론오렌지 정념 대표 등 2명이 한라산 백록담을 3차원(3D) 영상으로 만들기 위해 드론을 띄운 것이다. 지난달 22일 동아일보에 실린 ‘한라산이 아프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계기가 됐다. 정 대표는 “백록담 분화구 북벽이 무너져 내린다는 기사를 보고 촬영을 결심했다. 백록담 모습을 평면적 사진이 아니라 입체적으로 생생하게 보여 주겠다. 앞으로 정기적으로 촬영해 결과물을 연구 자료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드론은 무인 헬기처럼 무선으로 조종하지만 비행 성능과 조종이 훨씬 쉽고 정보기술(IT)의 발달로 카메라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센서를 장착했다. 초기엔 군사용으로 만들어졌지만 최근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이 뛰어들어 ‘상업용 드론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인터넷의 취미 분야 검색어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판매량이 급증하는 등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 드론이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한라산 백록담의 변화 모습을 공중에서 담아 연구자료로 제공하는 등 드론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드론오렌지 제공
국내에서 드론이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한라산 백록담의 변화 모습을 공중에서 담아 연구자료로 제공하는 등 드론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드론오렌지 제공
○ 새로운 분야 사업 창출

드론은 항공촬영을 기본으로 해서 새로운 사업을 창출하고 있다. 수색 및 구조, 우범 지역 감시, 동식물 보호, 산불 감시, 택배 등 활용 범위가 무궁무진하다. 대규모 공사 현장의 진행 과정, 관광 업체 현황을 공중에서 동영상이나 사진으로 담을 수 있다. 백록담을 3D로 구현하는 작업도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것이다. 제주를 비롯해 전국으로 번지고 있는 소나무 재선충 감염 현황을 비롯해 산림 훼손, 환경 파괴 등을 손쉽게 비교 분석할 수 있다.

드론오렌지 측은 드론 활성화를 위해 ‘제1회 제주 드론투어’를 22일부터 24일까지 개최한다. 드론 동호회원을 비롯해 항공촬영 작가와 여행 파워블로거 등이 참여한 가운데 제주의 숨은 비경을 공중에서 확인한다. 참가자들은 제주 동부지역의 대표적인 오름(작은 화산체)인 용눈이오름, 다랑쉬오름 등에서 드론을 띄우고 정방폭포, 천지연폭포 해안에서도 공중 촬영을 한다. 사단법인 제주올레와 업무 협약을 하고 올레길 코스를 항공에서 촬영해 시설 유지 관리와 연구를 위한 자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 제주는 드론 활용의 최적지

드론을 활용해 항공촬영을 하는 업체는 제주에만 10여 개에 이른다. 드론을 취미가 아닌 사업용으로 쓰기 위해서는 국토교통부 지방항공청에 ‘초경량비행장치 사용 사업’ 등록을 해야 한다. 드론의 대당 가격은 200만∼700만 원. 무게는 점차 가벼워지고 가격도 낮아지는 추세다. 제주는 해안, 섬, 오름, 숲 등이 곳곳에 산재해 드론을 즐기는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항공촬영 서비스 초창기 세대인 제주에어포토 송창호 대표는 “아직은 방송 프로그램이나 영화, CF 등의 촬영에 드론이 주로 쓰이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장담할 수 없지만 디지털카메라, 휴대전화 시장처럼 빠르게 진화해 일반인이 드론을 조작해 손쉽게 항공촬영을 하는 시기가 금방 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드론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사고도 증가하고 있다. 수도방위사령부에 따르면 항공법의 조종사 준수 사항을 위반한 사례는 2012년 10건에서 지난해 49건으로 늘었다. 취미나 사업용에 관계없이 야간 비행을 할 수 없고 비행장 반경 9.3km, 비행금지구역(휴전선 인근, 서울 도심 상공 일부), 150m 이상 고도, 인구 밀집 지역이나 인파가 많은 지역 상공 등에서 드론을 띄울 수 없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드론#항공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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