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떼먹는…지능지수 낮은…전직 대통령 비하 시험지문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1일 20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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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 법과대 시험에 ‘빚을 자주 떼먹는 대중’과 ‘지능지수가 69인 노’ 같은 표현이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고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을 비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문제를 출제한 교수는 “학생의 흥미를 높이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맞서고 있다.

문제의 표현은 9일 치러진 이 학교 법학과 미국계약법 기말고사에 등장했다. 영어로 출제된 전체 45문항가량의 시험 일부에서 류모 교수(56)는 ‘빚을 자주 떼먹는 대중’ ‘6살에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내려 지능지수가 69인 17살 노’ ‘봉하대군’ 등의 표현을 썼다. ‘대중’은 식당에서 홍어를 판매하는 상인으로 묘사되기도 했다.

‘홍어’라는 말이 호남 지역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쓰이는 사례가 있고 ‘대중’과 ‘노’가 전직 대통령을 가리키고 있다는 점 때문에 논란이 일고 있다. 홍익대 총학생회와 총동아리연합회 등은 11일 류 교수의 사과와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류 교수는 “학생을 가르치는 방법의 문제이고 학문과 표현의 자유 영역에 속하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문항에 풍자의 뜻을 담은 것은 사실이지만 학생들의 흥미를 높이기 위해 사회와 정치권에서 벌어진 일을 다른 문항에서도 적극적으로 쓰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기말고사에 ‘BBK의 CEO인 MB’ ‘대머리 사업가 도올’ ‘프로 사진작가라고 주장하는 아해와 양자’ ‘싸이’ 등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고 밝혔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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