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메드] “청소년들 3명 가운데 1명이 중독” 스마트폰의 늪에서 벗어나는 법

  • 입력 2015년 6월 11일 17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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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와 클릭으로 수많은 정보가 쏟아지는 시대이다. 맛있던 요리도, 짜릿했던 놀이기구도 시시해졌다. 웃고 떠들던 아이들의 모습을 스마트폰이 아닌 자연과 사람 속에서 찾을 수 있도록 어른들이 도와줘야 한다.

에디터 김민숙 도움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대진 교수


스마트폰 중독사례

맞벌이 주부인 K씨(43세, 회사원)는 평소 평일에 함께 하지 못해 미안했던 중학생 딸(15세, 중 2)에게 공원 산책을 권했다. 딸은 짧고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싫어!” 스마트폰으로 친구들과 대화하기 바쁜 딸은 늘 퉁명스럽게 “귀찮다”, “싫다”는 말을 자주 한다. 밖에 나가는 것도 꺼려할 정도라 걱정이다.

D씨(46세, 주부)는 밥을 먹을 때도 스마트폰만 보는 아들(14세, 중1)에게 화를 내며 스마트폰을 빼앗았다. 그러자 D씨의 아들은 숟가락을 던지며 욕을 했다. D씨는 눈을 치켜뜨며 욕을 하는 아들에게 할 말을 잃었다.


멈출 수 없는 쾌락, 중독

스마트폰 알람으로 시작하는 하루. 손목시계가 없어도 불편하지 않다.

지인들의 새로운 사진이 올라온 페이스북을 열어 ‘좋아요’를 누른다. 전철을 타고 회사, 학교를 가는 동안 모바일 메신저로 수다도 떤다. 실시간 검색어도 빼놓지 않고 찾아본다. 전철 안에는 스마트폰 화면을 쉴 새 없이 터치하는 사람이 많다. 터치, 터치는 곧 빠름의 시대를 대변한다.

스마트폰 가입자 수 4천만 명. 우리나라 국민의 80%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생활필수품과 같다. 메모장, 카메라, 메신저, 지하철 노선도 등 스마트폰 하나로 여러 일을 신속하게 할 수 있다. 실시간으로 이동 경로를 표시해 주고, 지인의 전화번호를 외울 필요 없이 단축키 하나면 된다.

스마트폰은 내가 외워야 할 부모의 연락처와 여러 개의 통장 계좌번호를 저장하고 있다. 내 기억을 관할하는 스마트폰. 당신은 스마트폰 없는 하루를 상상할 수 있겠는가.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대진 교수는 “인터넷·스마트폰 중독은 과도한 몰입으로 생기는 ‘일상생활 장애’, 이전보다 사용 빈도가 늘어나야 만족을 느끼는 ‘내성’, 남들이 하면 더 하고 싶은 ‘갈망’, 안 하면 초조하고 불안해지는 ‘금단’ 현상 중 한 가지 이상의 증상을 보이 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스마트폰 중독은 메신저를 통한 소통으로 직간접적인 대인 상호작용의 기회가 감소되어 청소년의 사회성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표정과 억양 없이 메신저로 오가는 대화, 검색창의 빠른 피드백,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애플리케이션)는 우리로 하여금 끊임없이 스마트폰을 만지게 한다. 그리고 우리는 멈출 수 없는 ‘중독’에 빠지고 만다.

청소년들 3명 가운데 1명이 중독

스마트폰 하나면 무인도에서라도 살 수 있을 것 같은 현대인들의 실태를 보여주는 설문조사 발표가 있었다. 지난 4월 13일 미래창조과학부 등 8개 관계부처에서 ‘2014년 인터넷·스마트폰 중독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미래부가 한국정보화진흥원을 통해 실시한 이번 조사는 3세 이상 59세 이하 인터넷과 스마트폰 이용자 1만8,500명을 대상으로 가구 방문과 대인 면접으로 진행됐다.

개인용 컴퓨터(PC)를 이용한 국민의 인터넷 중독 위험군 비율은 2004년(14.6%)에서 2011년(7.7%), 2012년(7.2%), 2013년(7.0%), 2014년(6.9%)으로 7.7%포인트 낮아지고 있다.

반면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를 사용하는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 비율은 2011년(8.4%), 2012년(11.1%), 2013년(11.8%), 2014년(14.2%)으로 전년 대비 2.4%포인트 증가했다.

이중 청소년(10~19세)의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 비율은 29.2%로 2013년(25.5%)보다 3.7%포인트 증가했다. 10명 중 3명이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에 속한다는 것이다. 성인(11.3%)보다 2.6배 많은 수치로, 여학생 중독 위험군은 29.9%로 남학생(28.6%)보다 1.3%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령별로는 중학생(33.0%)이 초등학생(26.7%)이나 고등학생(27.7%)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맞벌이 가정 청소년(30.0%)이 스마트폰 중독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청소년들의 중독 위험 비율이 높은 이유는 만 3~9세 어린이들의 잦은 스마트폰 사용 습관 때문이다. 아이를 달랠 때, 급한 일을 해결할 때 무심코 아이 손에 쥐여줬던 스마트폰이 중독 위험 비율을 높이는 원인이 되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만 3~9세 52%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하루 평균 81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독에 따른 증상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대진 교수는 “스마트폰 중독은 청소년들의 정신과 신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실제 상담사례 중에 스마트폰을 뺏으려는 선생님의 손바닥을 송곳으로 찌른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중독은 충동조절장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틱장애, 발달장애, 유령진동증후군, 디지털 격리 증후군, 디지털치매, 팝콘브레인(POPCORN BRAIN) 등의 정신건강 장애와 거북목증후군, 수면장애, 손목 터널증후군, 안구건조증 등의 신체적인 문제도 발생시킬 수 있다.

특히 기억력이 감퇴되거나 계산 능력이 저하되는 등의 디지털 치매, 강한 자극에만 반응하는 팝콘브레인,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 충동조절장애, 스마트폰의 블루라이트 불빛이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해 발생하는 수면장애 등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줄 수 있다.

주머니 속의 휴대 전화 진동이 울린 것 같이 착각하는 ‘유령진동증후군’ 증상도 흔하게 나타나는 스마트폰 중독 증상이다.


치유프로그램으로 회복하기

미래창조과학부와 보건복지부 등 정부 8개 관계부처는 ‘2015년도 인터넷·스마트폰 중독 예방 및 해소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스마트폰 과다 사용을 예방하는 ‘스마트미디어 청정학교’ 14곳을 지정해 운영하여 게임 과몰입 예방과 지도 능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는 고위험군 청소년을 대상으로 질환 검사를 실시한 뒤 부모 동의를 받고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는 협력병원(149개)과 연계해 치료에 나선다. 치료비의 경우 저소득·취약계층은 50만원 이내, 일반 계층은 30만원 이내까지 지원된다.

국립청소년인터넷드림마을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과다 사용하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가족과 개인 상담, 자녀 양육 코칭, 가족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여성가족부와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운영하는 기숙형 공공위탁시설로 2015년 5월 2일(토)부터 13일(수)까지 치유학교 5기 참가자를 추가모집하고 있다.

참가신청을 접수하면 적합 여부에 따라 치유프로그램에 무료로(식비 일부 부담) 참여할 수 있다.

인터넷(게임)이나 스마트폰에 중독된 아동·청소년들에게는 야외활동이나 몸을 움직이는 놀이를 권하는 것이 좋다. 특히 신체활동은 대인관계를 넓혀 주어 중독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이다.

김대진 교수는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에 해당하는 청소년들은 부모가 통제하기 어려워 상담치료가 필요하다”며 “영유아기 때부터 스마트폰보다는 야외에서 뛰어놀 수 있도록 하고 저녁이 되면 온 가족이 스마트폰 한곳에 모아놓기 등을 지켜 가정에서 스마트폰 중독을 조기 예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이들은 가족 간의 대화가 단절되면 게임이나 인터넷 스마트폰에 빠질 확률이 높다.

아이들과 자주 대화를 나눠 감정이나 고민을 공유하고 이미 중독 증상을 보인다면 가능한 빨리 전문의와 상담받는 것이 좋다. 한번 중독에 빠지게 되면 스스로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의 세심한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눈으로 보고,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 그곳이 자연이라면 더욱 좋다. 아이들이 뛰어놀고 소리칠 수 있는 숲 체험장을 소개한다.


스마트폰보다 넓은 세상, 유아 숲 체험장

* 유아 숲 체험장 2011~2014년까지 18개소 조성, 자치구·사업소별 3~12월까지 운영

1. 관악구 관악산도시자연공원(청룡산) 유아 숲 체험장

위치 : 관악구 청룡동 산175-36번지 일원(청룡산)
특징 : 숲체험 교사(1명), 모험놀이대, 나무오르기, 나무위의 집, 물모래 놀이터, 실외교구마당, 숲속야외교실, 세족장 등
이용방법 : 평일(단체 사전모집), 주말(일반) 개방
문의 : 관악구청 공원녹지과(02-879-6524)

2. 강서구 우장근린공원 유아 숲 체험장

위치 : 강서구 내발산동 산19-1번지 일원(우장산)
특징 : 숲체험 교사, 숲도서관, 나무위의 집, 맨발산책로, 이야기쉼터, 실외교구마당, 숲쉘터, 숲속유아쉼터 등
이용방법 : 평일(단체 사전모집), 주말(일반) 개방
문의 : 강서구청 공원녹지과(02-2600-4187)

3. 마포구 상암근린공원 유아 숲 체험장

위치 : 마포구 상암동 1693번지 일대(상암산)
특징 : 물소리체험장, 숲속교육장, 모래놀이터, 모험놀이마당(나무위 의집, 경사놀이터 등), 체험놀이마당(실외교구장, 균형놀이, 숲소파 등), 야외교육장(숲속야외교실, 바람숲 전망대) 등
이용방법 : 평일(단체 사전모집), 주말(일반) 개방
문의 : 마포구청 공원녹지과(02-3153-9557)

4. 노원구 수락산도시자연공원(동막골지구) 유아 숲 체험장

위치 : 노원구 상계동 산155-1번지 일대(수락산)
특징 : 모험놀이공간, 통나무배, 모래놀이터, 올챙이숲속교실, 교구놀이마당, 통나무 균형대, 초화원, 숲속휴게소, 음수대 등
이용방법 : 평일(단체 사전모집), 주말(일반) 개방
문의 : 노원구청 공원녹지과(02-2116-3966)

5. 금천구 관악산도시자연공원(독산지구) 유아 숲 체험장

위치 : 금천구 독산동 산199-1번지 일대(관악산)
특징 : 숲체험 보조교사, 안내조형물, 학습준비실, 유아쉘터, 세족장, 수변 관찰데크, 야외학습장
이용방법 : 평일(단체 사전모집), 주말(일반, 선착순 접수) 개방
문의 : 금천구청 공원녹지과(02-2627-1655)

6. 도봉구 초안산근린공원 유아 숲 체험장

위치 : 도봉구 창동 산 24번지 일대 (초안산)
특징 : 숲체험 보조교사, 모험놀이대, 나무오르기, 나무위의 집, 물모래놀이터, 실외교구마당, 숲속야외교실, 세족장 등
이용방법 : 평일(단체 사전모집), 주말(일반) 개방
문의 : 도봉구청 공원녹지과(02-879-6524)

7. 서초구 문화예술공원 유아 숲 체험장

위치 : 서초구 양재동 200 일대 (시민의 숲)
특징 : 숲체험 보조교사, 만남숲, 놀이숲, 생각숲, 야외학습장, 숲속옹달 샘, 대피소
이용방법 : 평일(단체, 사전모집), 주말(일반) 개방
문의 : 서초구청 공원녹지과(02-2155-6864)


스마트폰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아래 문항 중 최근 3개월간 자신의 모습에 가장 맞는다고 생각되는 칸에 표시해 주세요. 해당 숫자를 합하여 자신의 점수를 확인하세요.

① 전혀 그렇지 않다 ② 그렇지 않다 ③ 약간 그렇지 않다 ④ 그렇다 ⑤ 매우 그렇다

1. 스마트폰을 하다가 계획한 일들을 제대로 못한 적이 있다.
2.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해 학교 수업이나 과제, 회사 일에 집중하지 못한 적이 있다.
3.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중에 뒷목이 아프거나 손목의 통증을 느낀 적이 있다.
4. 스마트폰이 없다면 견디기 힘들 것 같다.
5. 스마트폰이 내 손에 없으면 안절부절못하고 초조해진다.
6.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지 않을 때 자꾸 스마트폰이 생각난다.
7.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해 실생활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스마트폰 사용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8.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을 때(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놓칠까봐 자꾸만 스마트폰을 확인하게 된다.
9.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되면 의도했던 것보다 오랜 시간을 사용하게 된다. (시간이 가는 줄 모른다.)
10. 주위 사람들이 내가 스마트폰을 너무 많이 사용한다고 지적한다.

50점 만점 중 30점 이상 시 스마트폰 중독일 가능성 매우 높음

자료제공.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기사제공 = 엠미디어(M MEDIA) 라메드 편집부(www.ramede.net), 취재 김민숙 기자(kss@egihu.com)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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