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메드] 지금은 식초 전성시대

  • 입력 2015년 6월 11일 17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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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 청국장, 막걸리에 이어 식초가 현대인의 건강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류의 식생활사에서 식초는 조미료이자 상비약으로 활용되어 왔다. 그리고 현대에 와서 식초는 음료에서 세제로까지, 새로운 변모를 꾀하고 있다.

에디터 김민숙 포토그래퍼 한정구


식초의 역사

술이나 과일이 산화 발효되면 신맛을 내는 초산이 만들어진다. 초(醋)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두루 활용되어 왔으며 1만 년 전부터 인류의 식생활사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갖는 발효성분 중 하나였다.

식초는 기원전 5,000년 경 메소포타미아 남부 바빌로니아에서 대추야자를 발효시켜 만든 식초가 최초의 식초로 보고되고 있다. 기원전 13세기경에는 구약성서 <모세오경>을 통해 와인식초에 대한 기록도 찾아볼 수 있다.

고려시대 한의서 <향약구급방>에는 식초를 약으로 사용하는 방법이 기록되어 있다. 조선시대 실용지식서 <규합총서>에는 쌀 식초 제조법이 기술되어 있고, 허준이 지은 <동의보감>에는 “식초는 풍을 다스리고 고기와 생선, 채소의 독을 다스린다”고 되어 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에는 전통적으로 부뚜막에 초두루미(초단지)가 있었다. 초두루미 안에 먹다 남은 술을 부어두면 자연히 발효 식초가 만들어졌다. 그것이 바로 곡물식초였다.


널리 알려진 식초의 이로움

식초에는 살균 해독작용을 하는 초산과 몸속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는 구연산, 각종 아미노산, 사과산, 호박산, 주석산 등 우리 몸에 유익한 60여 종 이상의 유기산이 포함되어 있다.

식초의 효능은 공식적으로 연구되어 알려진 바 있다. 1945년 핀란드 바르타네 박사는 식초의 초산이 음식물의 소화와 흡수를 돕고 에너지 발생의 주동적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1953년 영국의 크레브스 박사와 미국의 리프만 박사는 식초가 피로를 회복시키고 소변을 맑게 한다는 연구결과를 밝혀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1964년 미국의 브롯호 박사와 옛 서독의 리넨 박사는 공동연구를 통해 초산이 스트레스를 해소시키는 부신피질 호르몬을 만든다는 것을 밝혀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체내 독소를 제거하고 혈액순환을 좋게 하는 건강식품 식초는 일상생활 속에서 그 쓰임이 다양하다.


건강지킴이 식초

식초가 입맛을 돋우는 이유는 신맛 덕분이다. 식초의 신맛은 침이나 위액의 분비를 촉진시켜 소화를 돕는다. 소화효소라고 불러도 되는 셈이다. 특히 식초는 우리 몸속에서 알칼리성으로 작용하여 체내에 생긴 산을 중화시킨다.

필수아미노산도 풍부하여 신체의 저항력을 유지해준다. 하루에 한 숟가락씩 꾸준히 식초를 마시면 나쁜 콜레스테롤(LDL-cholesterol) 수치를 낮춰 고혈압과 동맥경화 등의 혈관질환과 심장병을 예방할 수 있다.

식초로 초절임하여 장아찌나 피클로 보관하면 재료의 영양성분이 파괴되지 않는다. 또 발효된 식초에 비타민C가 풍부해 콜라겐 활성을 좋게 한다.

콜라겐은 피부 조직세포 및 잇몸, 치아 성장, 뼈 등에 관여하는 단백질이다. 콜라겐이 풍부하면 피부 재생력을 돕고 주름 예방에 도움이 된다.

식초를 꾸준히 먹으면 성인병을 예방하고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 식초에는 소금기를 배출하는 성질이 있어 체내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예방하며 몸속 나트륨을 배출해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생활 속 다양한 식초 활용 TIP


1. 세균과 박테리아 걱정 끝

식초를 활용하면 세균과 박테리아 걱정을 해결할 수 있다. 식품의 부패를 유발하는 세균의 번식을 억제해 식품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식초를 첨가한 김밥이나 초밥의 경우 대장균 번식을 억제할 수 있다. 고등어나 꽁치같이 비린내가 심한 생선의 경우 조리 전 식초를 한두 방울 떨어뜨린 물에 씻으면 비린내를 제거할 수 있다.

요리하다 남은 햄과 소시지는 잘라낸 자리에 식초를 묻힌 뒤 랩으로 싸서 보관하면 맛이 변하지 않고 살균 효과까지 볼 수 있다.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도마의 경우 식초에 담가 세균을 억제시키고 음식 재료의 잡냄새를 제거할 수 있다. 특히 묵은 쌀을 씻을 때도 식초 몇 방울을 떨어뜨리면 쉽게 특유의 냄새를 제거할 수 있다.

2. 가정상비약 대체용

갈증날 때 음료용 식초를 섭취하면 갈증을 해소할 수 있다. 얇게 썬 오이에 식초를 묻혀 보관했다가 끓여서 차로 마시면 입안 악취를 제거할 수 있다.

불면증 환자는 찬물에 식초를 진하게 타서 잠들기 전 마시면 불면증 해소에 도움이 된다. 멀미할 경우 냉수 한 잔에 식초를 몇 방울 떨어뜨려 마시면 멀미를 예방할 수 있다.

딸꾹질이 날 때는 식초를 반 숟갈 정도 삼키면 딸꾹질을 멈추는 데 도움이 된다. 발 냄새가 심하다면 마지막 헹구는 물에 식초 몇 방울을 섞어 씻으면 좋다.

화상을 입었다면 식초를 탄 찬물에 상처를 씻어주면 통증이 완화된다. 코피가 날 때는 식초를 묻힌 솜으로 콧구멍을 막아주면 지혈이 된다.

3. 식초를 활용한 음료

아침과 저녁, 천연 발효 식초 2~3스푼 정도를 식초량의 5~6배에 해당하는 냉수에 희석해 마신다. 물이나 주스로 농도를 조절해 하루 섭취량 30~40㎖를 넘지 않도록 한다.

위염이나 역류성식도염 등 위장 장애가 있다면 과량 섭취하거나 진하게 마시는 것을 삼간다. 위장을 자극하여 위염이나 복통을 유발할 수 있다.

다이어트를 할 경우 공복에 과도한 식초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다. 위장 장애를 일으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으며, 오히려 식초가 입맛을 당겨 음식 섭취가 늘 수 있다.


기사제공 = 엠미디어(M MEDIA) 라메드 편집부(www.ramede.net), 취재 김민숙 기자(kss@egihu.com), 촬영 한정구 사진기자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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