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버려진 노들섬에 꿈을 심어주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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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운영계획 시민 공모

한강의 대표적인 하중도인 노들섬 전경. 현재 텃밭 등으로 사용 중인 노들섬이 시민 참여 공모를 통해 새로운 문화 명소인 ‘노들꿈섬’으로 바뀐다. 서울시 제공
한강의 대표적인 하중도인 노들섬 전경. 현재 텃밭 등으로 사용 중인 노들섬이 시민 참여 공모를 통해 새로운 문화 명소인 ‘노들꿈섬’으로 바뀐다. 서울시 제공
서울 용산구 이촌동 노들섬은 한강의 대표적인 하중도(河中島·흐르는 강물에 모래가 쌓여 하천 가운데 생긴 섬)다. 11만9800여 m² 규모의 타원형으로 한강대교가 섬 중앙을 가로지른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여름엔 수영장과 낚시터, 겨울에는 스케이트장으로 유명했다. 1987년 백로가 노닐던 징검돌이라는 의미의 ‘노들섬’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2005년 서울시가 이곳을 문화단지로 조성하려고 했지만 많은 비용 때문에 찬반 논란만 이어지다 2012년 사업이 최종 보류됐다. 지금은 근처 주민들이 텃밭으로 사용 중이고 일부에는 모래 더미와 갈대숲이 있다.

사실상 방치된 것이나 다름없는 노들섬이 새로운 문화 명소 ‘노들꿈섬’으로 탈바꿈한다. ‘노들꿈섬’은 한강과 노들섬이 갖는 미래의 가치를 꿈으로 설정하고 그 꿈을 노들섬에서 실현하자는 의미다. 노들섬의 명칭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서울시는 노들섬에 적합한 공간 기획과 운영 방안을 수립하는 ‘신(新)도시 재생 프로세스’를 적용한다고 9일 밝혔다. 노들섬을 한 번에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시설을 점진적으로 완성해 그동안 제기됐던 과도한 재정 부담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서울시는 우선 내년 1월 공간과 시설 조성을 공모한 뒤 운영자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당선된 운영 계획을 바탕으로 내년 하반기 기본·실시설계를 진행하고 2017년 상반기에 착공한다. 2018년 상반기 안에 1단계 노들섬 기반 시설 조성을 마칠 예정이다. 시설을 조성한 후에도 안전 유지나 기반 시설 관리에 필요한 최소 비용만 서울시에서 지원하고 나머지는 자체 수익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이제원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10년간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 대규모 문화시설을 조성하려다 사업이 보류된 만큼 이번엔 재정 부담을 큰 폭으로 줄이겠다”며 “시민 참여와 과정 중심의 새로운 도시재생 프로세스가 이를 뒷받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강에는 노들섬처럼 10여 개의 크고 작은 하중도가 있다. 도심 가까이 있는 하중도는 서울시민의 삶과도 밀접하다. 여의도(8.48km²)는 원래 모래땅으로 이뤄져 쓸모없는 벌판이었지만 1916년 일제가 간이 비행장을 건설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1968년 서울시는 이곳에 높이 15m, 폭 20m, 길이 7km의 대형 제방을 설치하고 신시가지 건설에 착수했다. 현재 국회의사당, 63스퀘어 등 대형 건축물과 각종 금융 관계사가 밀집한 대표적인 서울의 사무업무지구로 거듭났다.

또 다른 하중도인 밤섬의 운명은 여의도 건설로 완전히 바뀌었다. 여의도 건설을 위한 잡석 채취 목적으로 1968년 윗밤섬, 아랫밤섬으로 두 동강 난 이후 밤섬은 약 30년 동안 잊혀진 섬이 됐다. 하지만 가마우지 오리 등 철새들이 날아오는 ‘도심 속 철새 도래지’로 이름나기 시작하면서 2012년 람사르 습지로 지정됐다.

조영달 dalsarang@donga.com·이철호 기자
#노들섬#꿈#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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