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성과급, 내성적이거나 성실한 직원에겐 효과 낮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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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이후 국내 기업에 본격적으로 도입된 성과급제는 기존 고정급 또는 월급제 보상제도를 빠르게 대체하기 시작했다. 이 제도는 노동자의 동기부여 수준을 높여 더 큰 성과를 내도록 유도한다는 가설에 바탕을 둔다. 하지만 노동자 개인의 특성이나 취향이라는 변수를 고려하면 성과에 미치는 효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미국의 럿거스대와 노스조지아대 교수로 이뤄진 연구진은 미국 남부의 한 주립대에서 경영학 전공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보상제도 가운데 성과급 제도와 고정급 제도를 비교했으며 성격의 5요인 중 외향성, 성실성, 정서적 안정성을 조절 변인으로 포함했다.

먼저 학생들에게 철자 바꾸기 과제를 주고 보상 제도를 번갈아 적용했다. 처음 두 번은 보상을 주지 않은 채 연습의 기회로 삼았고 나머지 6번의 시도 중 홀수 번째 시도에서는 고정급제로 매번 3달러의 보상을 줬다. 짝수 번째 시도에서는 성과급제를 적용해 정답을 맞히면 30%의 보상을 줬다.

실험 결과, 전체적으로는 기존 관련 연구들이 증명했던 바와 같이 성과급제에서의 성과가 고정급제에서의 성과보다 높았다. 특히 내향적인 사람에 비해 외향적인 사람들에게서 성과급제의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다. 또 성실성이 높은 사람들에 비해 낮은 사람들에게서 성과급제의 효과가 더 컸다. 정서적 안정성이 높은 사람들의 경우 성과급제에 대한 반응이 고정급제에 비해 더 높게 나타났다.

이 연구가 경영학 전공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됐고 국내에 보편적으로 적용된 성과급제와는 거리가 있는 만큼 국내 상황에 완벽히 적용되기는 어렵다. 하지만 성과급제 도입 시 경영자들이 조직 구성원들의 성격을 고려해 적용하는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는 시사점을 준다. 즉 구성원들이 매우 외향적이고 성실성은 낮고 정서적 안정성은 높은 경우에는 성과급제가 효과적일 수 있겠지만 내향적이고 성실성이 높고 정서적 안정성은 낮은 경우에는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

송찬후 KAIST 기술경영학과 교수 chanhoo@kaist.ac.kr
#성과급#내성적#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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