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매거진]‘밥보다 디저트’ 달콤 한 스푼에 사르르 새콤 두 스푼에 녹.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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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점령한 디저트, 어디까지 먹어봤니?

갤러리아백화점 식품관에 입점한 ‘소복’의 아이스크림. 쌀과 현미로 만든 아이스크림과 인절미 아이스볼 그리고 꽃 장식까지. 디저트는 달콤함과 싱그러움으로 우리를 유혹한다. 갤러리아백화점 제공
갤러리아백화점 식품관에 입점한 ‘소복’의 아이스크림. 쌀과 현미로 만든 아이스크림과 인절미 아이스볼 그리고 꽃 장식까지. 디저트는 달콤함과 싱그러움으로 우리를 유혹한다. 갤러리아백화점 제공
《 “난 디저트만 먹어도 삼시 세 끼를 다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아. 아니 오히려 그런 날이 많았으면 좋겠어.”

뭇 남성들은 이해가 안 갈지 모르나 많은 여성들은 고개를 끄덕이는 말이다. 디저트는 달콤하다. 상큼하다. 그리고 예쁘다. 여성들의 원초적 욕망을 음식으로 구현한다면 디저트의 모습이 아닐까. 이런 욕망을 반영하듯 이 시대의 디저트들은 갈수록 예뻐지고 있다. 맛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달기만 했던 예전의 디저트가 아니다. 천연 재료를 사용해 신선함을 담았다. 입술에 부딪히는 식감, 그리고 혀끝에 걸리는 상큼함을 살렸다. 소비 트렌드를 선도해야 하는 백화점들이 앞 다퉈 새로운 디저트 매장 유치에 나선 것은 당연하다. 백화점들은 일본과 프랑스처럼 ‘디저트 천국’으로 불리는 곳의 유명 디저트 매장을 들여왔고, 국내 토종 브랜드를 모시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

(위 부터)현대백화점에 있는 프랑스 디저트 매장 ‘피에르 에르메 파리’, 롯데백화점 ‘파블로’ 매장의 치즈타르트, 갤러리아백화점 ‘프랭크’의 무지개롤. 각 백화점 제공
(위 부터)현대백화점에 있는 프랑스 디저트 매장 ‘피에르 에르메 파리’, 롯데백화점 ‘파블로’ 매장의 치즈타르트, 갤러리아백화점 ‘프랭크’의 무지개롤. 각 백화점 제공
입맛대로 골라먹는 일본 디저트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30일 본점 지하 1층에 ‘파블로(Pablo)’ 매장을 열었다. 파블로의 매장 면적은 250m²로 본점의 디저트 매장 중에 가장 크다. 20세기 최고 화가로 손꼽히는 파블로 피카소에서 이름을 따온 파블로는 치즈타르트로 유명한 디저트 매장이다. 파블로는 2011년 일본 오사카에 첫 매장을 선보였고 3년 동안 10개 점포를 열었다. 롯데백화점 본점 매장은 파블로의 첫 해외 매장이다. 파블로의 치즈타르트는 굽는 정도에 따라 식감과 맛이 다르다. 스테이크와 마찬가지로 레어, 미디엄 등 굽기를 선택할 수 있다. 오픈 키친 형태로 치즈타르트를 만드는 과정을 볼 수 있는 것도 이색적이다. 치즈타르트 외에도 인기 메뉴인 사브레, 밀푀유, 치즈소프트아이스크림 등 20여 가지 품목을 즐길 수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이 1월에 선보인 ‘핫텐도’ 매장은 일본을 대표하는 크림빵 브랜드다. 롯데백화점은 1년 넘게 3명의 상품기획자가 일본을 수시로 방문했을 정도로 유치에 공을 들였다. 선보인 메뉴는 생크림빵, 커스터드 크림빵을 포함한 녹차 크림빵, 망고 크림빵, 밤 크림빵, 초콜릿 크림빵 등 6개. 부드러운 크림의 식감을 재현하기 위해 일본 현지의 수제 크림 제품을 공수해 오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도 1월에 점포를 열었다.

현대백화점 ‘크로와상 타이야키’의 붕어빵
현대백화점 ‘크로와상 타이야키’의 붕어빵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강남점에 있는 크로와상타이야끼는 100년 역사를 가진 일본식 붕어빵이다. 총 24겹으로 층층이 쌓아 올린 반죽에 팥 앙금을 넣고 특수 제작된 기계에서 단숨에 고온에서 구워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다.

강남점에 자리한 롤케이크 브랜드 몽슈슈는 재일교포 김미화 대표가 운영하는 곳으로 2003년 오사카에서 처음 문을 연 뒤 일본 미쓰코시 백화점 등 25개, 상하이, 홍콩, 두바이 등 해외에 5개 지점을 냈다. 홋카이도에서 난 우유로 만든 생크림으로 만들었는데 느끼하지 않은 담백한 맛이 남녀 모두의 입맛에 잘 맞는다.

롯데백화점 ‘핫텐도’의 크림빵(위 쪽) 롯데백화점의 프랑스 수제 과자점 ‘라꾸르 구르몽드’. 각 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 ‘핫텐도’의 크림빵(위 쪽) 롯데백화점의 프랑스 수제 과자점 ‘라꾸르 구르몽드’. 각 백화점 제공
한국에 상륙한 ‘디저트 천국’ 프랑스의 맛

4월 롯데백화점 본점에 문을 연 ‘라 꾸르 구르몽드’는 1989년 프랑스에서 세워진 수제 과자 브랜드로 전 세계 20개국에 7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곳의 모든 제품은 프랑스 본토에서 수제로 만든다. 25년간 변치 않는 맛을 위해 본사에서 재료 선택, 수제 제과기술 관리 등 제조공정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직접 관여하고 있다. 매장을 찾은 손님들은 ‘선샤인(Sunshine)’으로 불리는 점원이 권하는 시식용 과자를 맛보고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빈티지 캔에 골라 담을 수 있다. 비스킷, 캐러멜, 쿠키, 누가 등이 대표적인 품목이다.

비슷한 시기에 역시 롯데백화점 본점에 개장한 프랑스 유명 베이커리 ‘곤트란쉐리에’는 프랑스 현지의 최고급 원재료를 활용하는 게 특징이다. 밀가루를 프랑스 정부에서 최고급 품질의 식품에만 주는 공식 인증마크인 라벨루즈 마크를 획득한 제품만 사용한다. 버터는 풍부한 맛과 향을 가진 노르망디산 최고급 버터를 사용하며, 인공 이스트가 아닌 천연 발효종을 사용해 재료의 풍부한 향과 깊은 맛을 그대로 전달하고자 한다. 현대백화점이 무역센터점과 압구정본점에 연 ‘피에르 에르메 파리’ 역시 프랑스를 대표하는 디저트다. 아시아 매장은 도쿄 홍콩에 이어 서울이 세 번째다. 2010년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이 전무 시절 유치하고자 했던 브랜드로도 유명하다. 아몬드 가루와 밀가루, 달걀 흰자 등으로 만드는 마카롱과 초콜릿, 페이스트리 등이 대표 제품이다.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월드타워점 2층에는 헝가리 유명 디저트 카페 ‘제르보’가 입점해 있다. ‘제르보’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위치한 150년 역사의 카페로 유럽 왕실과 귀족들이 즐기던 고급 케이크와 음료를 선보이고 있다.

(위 부터)신세계백화점 ‘핫텐도’의 크림빵(작은 원), 현대백화점 ‘PNB풍년제과’의 수제초코파이. 각 백화점 제공
(위 부터)신세계백화점 ‘핫텐도’의 크림빵(작은 원), 현대백화점 ‘PNB풍년제과’의 수제초코파이. 각 백화점 제공
젊은이 맛 사로잡은 토종 디저트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 목동점에 있는 PNB풍년제과는 전북 전주의 명물 제과점을 들여온 것이다. 전주에서 1951년 문을 연 이곳은 창업주인 고 강정문 씨에 이어 현재는 2대인 강현희 대표가 운영 중이다. 대표 상품은 수제 초코파이다. 창업주인 강 씨가 일본 기술을 전수받아 땅콩, 생강, 김 센베이를 가지고 개발했다. 현재도 1920년 방식 그대로 생산하고 있다. 반죽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좋은 재료들을 여러 번 손으로 반죽한 후 깊은 풍미를 내기 위해 하루 동안 숙성시킨다. 그러고는 바삭한 식감을 위해 전기가 아닌 불로 8시간에 걸쳐 구워낸다.

갤러리아백화점 식품관 고메이494에 4월 문을 연 ‘소복’ 아이스크림 팝업스토어는 홍대에서 인기를 끈 아이스크림을 유치한 경우다. 소복 아이스크림은 쌀, 현미를 기본으로 해 고소하고 담백한 맛을 내는 정갈한 한국식 디저트 아이스크림이다. 맛뿐만 아니라 예쁜 모양도 인기 비결이다. 먹기 전 음식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한국 젊은이들의 문화가 인기 확산에 한몫했다.

고메이494는 이달에는 경리단길에 있는 디저트 전문점 ‘프랭크’를 열었다. 프랭크는 고메이494에 입점한 장진우식당에서 운영하는 디저트 전문점으로, 평범한 매장이 아닌 정원과 같은 감성적 공간에서 선보이는 디저트로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대표 메뉴는 얼그레이 크림이 듬뿍 들어간 무지개롤과 기린롤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지난해 12월 문을 연 퍼프는, 도쿄제과 출신의 정홍연 셰프가 운영하는 오뗄두스의 세컨드 브랜드이다. 오뗄두스는 200종 이상의 디저트를 만드는 전문 브랜드다. 퍼프에서는 직접 구워 바삭한 소리를 내는 크로캉 슈껍질 안에 슈크림 두 가지를 선택해 즉석에서 채워 주는 에끌레어라는 메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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