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주니어를 위한 칼럼 따라잡기]둥근 공의 제국 FIFA의 악취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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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패밀리(Family·가족)다. 패밀리는 모든 문제를 오로지 패밀리 안에서 해결한다!”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자리에서 물러난 제프 블라터가 즐겨 쓰던 말이다. 마피아(이탈리아의 범죄조직)가 조직원들에게 침묵과 복종의 규율을 강요하는 것 같다.

미국 법무부가 FIFA 고위직 등 14명을 온라인 금융사기, 탈세(세금을 내지 않는 일) 등 47개 혐의로 기소(법원에 심판을 요구하는 일)하면서 세계 최대의 스포츠 기구인 FIFA의 실체가 드러났다. FIFA 본부가 있는 스위스에선 ‘FIFA 윤리위원회’라는 말이 2010년 올해의 망언(이치에 맞지 않는 헛소리)으로 꼽힐 만큼 FIFA는 부패와 ㉠동의어(뜻이 같은 말)가 됐다.

2010년 FIFA가 2018년 러시아의 월드컵 개최와 함께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개최를 한 번에 결정한 것을 놓고 뒷거래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폭염(매우 심한 더위)이 심한 데다 축구 인프라(기반시설)도 갖춰지지 않은 카타르가 미국을 표 대결로 누르고 월드컵 유치에 성공한 것도 ㉡불가사의(사람의 생각으로는 헤아릴 수 없이 이상함)였는데 이제야 그 내막을 알게 될 모양이다.

축구는 그 어떤 종교보다도 신자(믿는 사람)가 많은 ‘종교’라고 한다.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 때는 연인원 300억 명이 TV로 지켜봤다. FIFA는 TV 중계권과 마케팅권 판매로 57억 달러(약 6조4000억 원)를 벌었고 현금도 15억 달러(약 1조6800억 원) 이상 쌓아두고 있다. 지난 24년 동안 월드컵 중계권과 관련해 드러난 뇌물만 1억5000만 달러(약 1685억 원)다.

공 하나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축구다. 세계적 축구 선수들 가운데도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 가난한 나라 출신이 적지 않다. 공은 둥글다. 축구만 잘하면 언젠가 호날두나 메시처럼 될 수 있다는 꿈을 키우며 힘껏 공을 차는 어린이가 많다.

축구가 주는 설렘과 기쁨, 행복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그 이면에 숨어 있던 FIFA 패밀리의 탐욕이 드디어 추악한 모습을 드러낼 것 같다.

동아일보 5월 30일자 한기흥 논설위원 칼럼 재정리
▼ 칼럼을 읽고 다음 문제를 풀어보세요

1. ㉠동의어는 ‘뜻이 같은 말’입니다. 다음 중 동의어끼리 묶이지 않은 것을 골라 보세요.

①비판-판정

②힐난-질책

③칭찬-칭송

④찬성-동의

2. ㉡의 ‘불가사의’란 ‘사람의 생각으로는 헤아릴 수 없이 이상함’이란 뜻으로,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오묘한 것을 말합니다. ‘불가사의’를 넣어 문장을 만들어 보세요.

3. 축구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본문에서 그 이유를 찾아보고 ‘축구의 인기 비결’에 대해 분석하는 짧은 글을 써보세요.


김보민 동아이지에듀 기자 go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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