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 투톱…환상적 연기대결 & 매력적 앙상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6월 10일 07시 05분


엄지원·박보영 주연 영화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위쪽사진)과 서영희·권소현의 ‘마돈나’는 각각 두 명의 여배우를 중심에 두고 개성 강한 이야기를 완성했다. 사진제공|청년필름·준필름
엄지원·박보영 주연 영화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위쪽사진)과 서영희·권소현의 ‘마돈나’는 각각 두 명의 여배우를 중심에 두고 개성 강한 이야기를 완성했다. 사진제공|청년필름·준필름
■ 여성 투톱 영화, 충무로를 빛내다

영화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

엄지원 돋보이는 연기로 시사회서 호평
박보영 격한 감정변화로 긴장감 극대화

영화 ‘마돈나’

서영희·권소현 밀도 있는 메시지 연기
할리우드 “유럽 영화 틈새에서도 우위”


‘여성 투톱 열풍’으로 읽힐 만한 분위기다.

두 명의 여배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가 잇따라 관객을 찾는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티켓파워가 약할 것이란 편견 속에 여배우를 전면에 내세운 영화의 제작 움직임이 주춤했지만 최근의 상황은 달라졌다.

18일 개봉하는 엄지원·박보영의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감독 이해영·제작 청년필름)과 7월2일 공개하는 서영희·권소현의 ‘마돈나’(감독 신수원·제작 준필름)는 참신한 구성과 묵직한 이야기로 관객의 기대치를 높인다. 경력이나 인기는 실력과 무관하다는 사실을 증명하듯 여배우들은 다양한 해석과 여운을 남기는 캐릭터로 저력을 드러낸다.

엄지원·박보영…‘적대적’ 맞수

여자와 여자가 맞붙을 때 공포심은 배가 된다. ‘경성학교’의 엄지원과 박보영이 이를 증명한다. 반전을 숨긴 영화는 1938년 한 여학교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그렸다. 수려한 영상미로 먼저 시선을 끌지만 영화의 극적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하는 원동력은 주인공 엄지원과 박보영의 치열한 연기 대결이 결정적이라는 평가다.

2013년 ‘소원’을 통해 배우로서 한 단계 도약한 엄지원은 ‘경성학교’로 다시 실력을 과시한다. 9일 시사회 이후 “최근 연기 중 단연 돋보인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유창한 일본어 대사는 공포심을 키운 ‘신의 한 수’로도 통한다. ‘늑대소년’부터 ‘피 끓는 청춘’까지 주로 로맨틱 코미디에서 두각을 나타낸 박보영도 엄지원의 ‘포스’에 밀리지 않는다. 엄지원이 사건 은폐자라면 박보영은 목격자로 맞선다.

엄지원은 “아직까지 연기로 보이지 않은 모습을 마치 공작새처럼 화려하게 펼치겠다”는 각오로 나섰다. 그와 대적한 박보영은 등장인물 중 가장 격한 감정 변화를 겪는다. 이를 혼자 감당하기란 쉽지 않았다. 때문에 “연기의 한계마저 느꼈다”고 고백했다.

서영희·권소현…‘운명적인’ 동지

‘마돈나’는 생명 탄생의 근원은 여성이고, 그 운명적 힘이 결국 인간을 구원한다는 강렬한 메시지를 서영희와 권소현 두 여배우를 통해 밀도 있게 펼쳐냈다.

서영희는 출연 제의를 받고 주저 없이 응했다. ‘여배우가 이끄는 영화’라는 설명에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영화계에서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꼭 도전하고 싶었다”는 서영희는 “그동안 연기하며 여러 느낌을 얻어왔지만 ‘마돈나’를 통해 가장 처절한 감정에 사로잡혔다”고 돌이켰다.

여러 차례 실력을 인정받은 서영희보다 더 눈길을 끄는 주역은 권소현이다. 이 영화로 스크린에 데뷔한 그는 압도적인 연기로 자신을 돋보이게 한 건 물론이고 서영희와도 매력적인 앙상블을 완성했다. 연출자 신수원 감독은 “가능성 그 이상을 보여줬다”고 만족해했다.

이들의 협업 성과는 지난달 제68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나온 외신의 극찬에서도 확인된다. 할리우드 영화전문지 버라이어티는 “감독과 두 여배우의 독보적인 스타일은 유럽의 예술 틈새에서도 우위를 점했다”고 평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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