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요금 떨어지는 게 싫은 이통사들의 제4이통사 반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0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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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진하는 제4이동통신 사업자 선정 등에 대해 각계 의견을 듣는 공청회가 어제 개최됐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최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에 이은 제4이동통신사를 올해 안에 선정해 2017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하고, 통신요금 인가 제도를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공청회는 통신시장의 경쟁 촉진을 구체화하기 위한 첫 절차다.

한국의 이동통신시장이 SK, KT, LG 등 3개사 과점 체제로 굳어진 지 20년 가까이 됐다. 3사가 가입자를 약 5 대 3 대 2로 나눠 갖고 있는 구도 역시 10년 이상 요지부동이다. 정부는 ‘진입장벽’을 내세워 신규 사업자의 진출을 막았고, 시장 1위 업체에 대한 요금 인가제를 24년이나 끌고 왔다. 제4이동통신의 사업자 선정과 통신요금 인가제 폐지 방침은 늦은 감이 있지만 통신의 규제 혁파라는 시대적인 흐름에 부합한다.

프랑스에서는 제4이동통신회사인 프리모바일이 기존 요금보다 50% 낮은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요금 경쟁이 촉발되어 평균 요금이 11.4%나 낮아졌다. 최근 국내 통신 3사가 데이터 요금제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상당수 휴대전화 이용자의 통신료가 크게 줄어든 것도 경쟁의 효과를 보여준다. 규제 혁파를 통해 3사 과점 체제의 폐해를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통신업계는 “이미 국내 통신시장이 포화된 상태에서 새로운 사업자가 진입해 성공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진입 규제 완화에 반대하지만 실제로는 과점 체제의 혜택이 줄어드는 것을 걱정한다는 분석이 많다. 제4이동통신이 생기면 기존 업체의 시장점유율과 통신료는 떨어질 공산이 크다.

통신업계가 제4이동통신을 계속 반대한다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요금 인하를 막으려 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재무구조가 탄탄한 새로운 사업자를 어떻게 선정할 것인가 하는 과제는 남아 있지만 소비자 편익을 위한 규제 완화의 방침이 절대로 흔들려서는 안 된다.
#요금#이통사#제4이통사#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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